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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IECE/심층분석

[원피스] 포네그리프, 고대왕국 그리고 계승되는 D의 의지 中

(이전 글에서 계속…)

※포네그리프에서 D의 의지로 이어가려니 고대왕국을 그냥 지나칠 수 없네요. 이전 글에서 잠시 언급하기는 했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대왕국의 기원은?

강력한 고대병기와 파괴 불가능한 포네그리프를 만들 정도로 뛰어난 과학력을 지녔으며, 주변국들의 시샘을 받을 만큼 번영을 누렸던 고대왕국. 시대를 앞서나간 이들의 존재는 원피스 속의 세계에서 부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 때문에 「고대왕국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라는 의문에 이르는 것은 당연한 일! 과연 그들은 지구에 뿌리를 둔 존재일까요?1 아니면 다른 별에서 온 존재일까요?

1.원피스의 무대가 되는 행성은 우리의 지구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엄연히 다른 곳입니다. 그래도 편의상 원피스 속의 행성을 「지구」라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고대왕국의 기원이 「달의 지하도시 비르카」라는 것입니다. 달에 살던 비르카인들이 지구로 이주해서 고대왕국을 세우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다는 것이지요. 이 가설의 근거는 만화 428화~474화의 표지에 등장했던 「단기집중 표지연재 제9탄-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고대왕국의 달 기원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

그럼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에 포함된 여러 장면들부터 살펴봐야죠~ 스크롤 압박 때문에 주요 장면들만 그림을 실었으며, 나머지는 제목만 표시했습니다.

○Vol.01 ‘페어리 바스로’

○Vol.02 ‘도착! 페어리 바스’

○Vol.03 ‘기척이 느껴지는 구멍’

○Vol.04 ‘구멍 안에 누군가 있다’

○Vol.05 ‘일단 공격’

○Vol.06 ‘쑥스럽지만 살아남았습니다!’

○Vol.07 ‘스페이시 중위, 적 앞에서 도주했던 원통함을 상기’

○Vol.08 ‘옛 전장’

○Vol.09 ‘다가오는 그림자’

○Vol.10 ‘스페이시 중위, 우주해적에게 당하다’

○Vol.11 ‘무자비한 우주해적’

○Vol.12 ‘무례한 자에게 내려진 신의 심판’

○Vol.13 ‘대폭발’

○Vol.14 ‘나의 바스가! 겉잡을 수 없는 분노’

○Vol.15 ‘우주해적, 달 유적 발굴 계획’

○Vol.16 ‘강림’

○Vol.17 ‘주마등 –기계장치의 섬에서 태어난 그 날-’

○Vol.18 ‘달 구경을 좋아하는 츠키미 박사’

○Vol.19 ‘달 구경 중에 달이 폭발’

○Vol.20 ‘경단에 목이 막혀 눈물의 이별’

○Vol.21 ‘가자, 달로!’

○Vol.22 ‘박사님의 원수! 사나이에겐 싸워야 할 때가 있다’

○Vol.23 ‘원통! 너무나도 강한 우주 해적’

○Vol.24 ‘신의 심판’

○Vol.25 ‘꼼짝 없이 당하는 우주 해적’

○Vol.26 ‘괘씸한 놈’

○Vol.27 ‘박사님의 원수를 갚아준 은혜에 감사를’

○Vol.28 ‘일단 공격’

○Vol.29 ‘우주해적이 찾아낸 것’

○Vol.30 ‘달의 지하에 잠들어 있는 것은’

○Vol.31 ‘어둠 속에 떠오른 지하도시’

○Vol.32 ‘일단 도시 공격’

○Vol.33 ‘고대도시를 관통하는 에너지’

○Vol.34 ‘충전 완료! 감사의 인사를 받은 파괴자’

○Vol.35 ‘벽화에서 배우다, 태고에 살았던 날개 달린 사람들’

○Vol.36 ‘달의 도시 비르카, 자원 부족 때문에 푸른 빛 별로 날아가다’

○Vol.37 ‘뒤돌아본 그 곳에는 충성을 맹세하는 부하와 드넓은 대지’

○Vol.38 ‘에너지 충만! 일어서는 에넬 군단’

위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먼 옛날 달에는 비르카라는 지하도시가 있었는데,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고도의 과학문명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데 자원이 부족해지자 그들은 도시를 봉인하고, 푸른 빛 별로 이주했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에넬이 나타나 자신의 능력으로 잠든 도시를 깨웠고, 이 곳을 발판으로 새로운 야망에 도전한다.” 정도가 되겠군요.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몇몇 장면에서 중요한 단서들이 보입니다. 이를 근거로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과 「고대왕국의 달 기원설」을 연결시켜 보기로 하지요.

고대왕국의 달 기원설의 근거

⑴ 비르카인이 이주한 「푸른 빛 별」은 지구다.

아래 그림은 Vol.35에 실린 벽화를 조금 크게 한 것입니다. 사실적인 묘사와 거리가 먼 그림이다 보니 무엇을 그린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지만, 그래도 천천히 살펴보면서 의미 부여를 해봅시다. 우선 붉은 원으로 표시된 부분은 달의 표면을 나타낸 것이라 생각됩니다. 건물의 외벽 또는 무의미한 도형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Vol.36의 벽화와 연결시키면 달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네요.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 Vol.35에 실린 벽화

그리고 붉은 원의 내부는 비르카의 일부분을 그린 것이라 생각됩니다.(아마도 인조인간 생산 공장) 비르카가 지하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상징하기도 하고, ①로 표시된 부분이 Vol.34에서 에넬의 머리 위쪽에 있는 구형의 구조물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 때문이지요.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 Vol.34에서 에넬의 머리 위쪽에 있는 구형의 구조물.
지하도시의 에너지 충전량과 관련되어 있는 듯 합니다.

다음 그림은 Vol.36에 실린 벽화로 비르카인이 달을 떠나 「푸른 빛 별」로 이주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붉은 원은 달의 표면을 나타낸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근거로는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 Vol.33을 보면 지하도시에 상당히 많은 인조인간들이 봉인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르카인들이 푸른 빛 별로 이주하면서 대부분의 인조인간들을 달에 남겨두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아래의 벽화를 보면 인조인간들이 비르카인들과 분리된 채, 붉은 원 안에만 있습니다. 아마도 이주 당시에 인조인간들만 달에 남겨진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 ②에 그려진 비르카인들을 보면 인조인간들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이는  자신들의 고향과 정든 인조인간들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죠?
  • ①에 그려진 도형은 앞의 Vol.35에서 ①에 그려진 것에 비해 모양이 좀 바뀌었습니다. 곡선에서 직선으로, 동적인 형태에서 정적인 형태로 바뀌었군요. 아마도 지하도시의 에너지가 고갈되었음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붉은 원이 달을 의미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지요.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 Vol.36에 실린 벽화
(도대체 ⑤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이불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모양을 보면 비르카인의 이삿짐?ㅋ 「⊙」 모양이 눈처럼 보여서 동물 같기도 하고…) 

그럼 붉은 원은 해결되었고… 이제 비르카인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문제군요. 이 점은 ③에 그려진 동물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것들이죠? 바로 하늘섬에서만 사는 스카이 랍스터와 하늘 상어입니다. 그렇다면 비르카인들이 이주한 곳은 지구의 하늘섬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달이 너무 가까운 듯하지만, 원근법을 무시하는 비르카인들의 예술 감각 때문이라 생각합시다.ㅋ)


하늘섬의 진미 스카이 랍스터(좌)와 검사 조로의 주먹에 기절한 하늘 상어(우)

그런데 하늘섬에만 존재하는 스카이 랍스터와 하늘 상어가 어떻게 달에 있는 비르카의 벽화에 그려져 있을까요? 그것은 본격적인 이주에 앞서 환경과 자원을 조사하기 위해 지구를 방문했던 선발대 또는 이주 과정에서 달과 지구를 왕복하던 사람들을 통해 지구의 생명체에 대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Vol.36에서 ④는 우주선 같습니다. Vol.21과 Vol.36을 보면 인원의 이동은 풍선처럼 생긴 도구로 가능한 것 같지만, 대규모 이주에는 인원뿐만 아니라 여러 물자들도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우주선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우주선이 날아가는 방향이 좀 엉뚱하네요. 비르카인은 지구 이외의 행성으로도 이주를 시도한 걸까요? )

그리고 또 하나, 달의 지하도시 이름이 「비르카」인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이 공개되기 이전에 이미 언급된 적이 있었거든요. 만화 279화를 보면 비르카는 에넬의 고향이며, 6년 전에 소멸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여기에서 말하는 비르카가 달의 지하도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 있는 다른 하늘섬을 의미한다는 것이지요.

그럼 달의 지하도시 비르카와 하늘섬 비르카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것은 만화 274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에넬이 “내가 태어난 하늘섬에서 신이란 존재는 그 곳에 존재하는 자들을 일컫는다. 사람들은 그 곳을 끝없는 대지라는 뜻의 페어리 바스라고 부르지.”라고 말하는 부분이지요. 여기서 「내가 태어난 하늘섬」은 「하늘섬 비르카」를, 「페어리 바스」는 「달」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달의 비르카인들이 하늘섬으로 이주해서 나라를 세우고, 그들의 고향과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할 수 있겠군요. 또한 좁디 좁은 하늘섬에 비해 달은 굉장히 넓기 때문에 그 곳을 페어리 바스라고 부르며 그리워 것이라 생각합니다.

⑵ 스카이피아인은 비르카인의 직계 후손, 샨디아는 비르카인의 이상에 공감한 지구인이다.

다시 Vol.35의 벽화로 돌아가봅시다. 여기에 등장하는 비르카인은 세 명인데 저마다 복장과 액세서리, 손에 든 도구, 날개의 형태가 다릅니다. 아마도 각자가 어떤 집단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겠죠? 손에 든 도구로 볼 때 머리에 더듬이를 한 사람은 전사(뒤의 인조인간들이 들고 있는 것은 창 같은데, 이 사람이 들고 있는 건 뭔지 잘 모르겠네요), 짐승의 가죽을 쓴 사람은 기술자인 것 같군요. 원피스를 입은 사람은 날개의 모양이 다른 두 사람과 다릅니다. 게다가 기술자와 협의 중이거나 그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처럼 보이네요. 혹시 날개의 모양에 따라 지배계층/피지배계층이 구별되는 것이 아닐런지? 그렇다면 세 번째 비르카인은 지배계층을 대표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Vol.35의 벽화에 그려진 비르카인 3인방.

그런데 이들의 패션은 어디서 많이 본 듯 합니다. 첫 번째 비르카인의 더듬이 같은 헤어스타일은 스카이피아인들과 비슷하네요. 또한 두 번째 비르카인의 머리 장식은 샨디아 추장과 비슷합니다.(Color Walk에 실린 초기 설정을 보면 추장 뿐만 아니라 다른 샨디아들도 머리 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두 번째 비르카인과 스카이피아인, 샨디아들의 모두 날개의 형태가 동일합니다.


스카이피아인(좌)과 샨디아 추장(우)의 스타일.
코니스 양, 잘 지내고 있나요? ^^

세 번째 비르카인은 좀 어렵네요. 이 사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이상한 모자는 지금까지 등장한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특이한 날개는 본 적이 있습니다. 바로 에넬과 함께 스카이피아에 나타난 일당들(신관, 신병장, 신병, 보좌관 및 궁녀들)의 날개가 이와 닮았습니다. 더구나 신병장 야마는 원피스 타입의 의상까지 비슷하지요. 이들은 모두 하늘섬 비르카 출신이기 때문에 Vol.35의 세 번째 비르카인은 하늘섬 비르카인들과 연결 되는군요.(세 번째 비르카인과 비슷한 날개를 가진 사람은 또 있습니다. 바로 초신성 중 한 명인 괴승 우르지죠. 그럼 우르지는 하늘섬 비르카 출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군요. 아마도 에넬에 의해 하늘섬 비르카가 소멸되었을 때 청해로 내려와 방황한 끝에 해적이 된 것 같습니다.)


로빈에게 겁나 발리는 중인 신병장 야마(좌상)와 겁나 멍청한 신관 게다츠(우상),
파계승 해적단의 선장 우르지(하)의 날개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달의 비르카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지구의 하늘섬 비르카로 이주했지만, 땅이 너무 좁아 모두를 수용할 수 없었다. 결국 한 부류의 사람들만 남고, 나머지 두 부류는 다른 하늘섬과 그랜드 라인의 섬으로 이동했다. 다른 하늘섬으로 이동한 부류는 그 땅에 스카이피아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랜드 라인의 섬으로 이동한 부류는 자신들이 정착한 땅을 샨도라라고 불렀다.

이 때 하늘섬 비르카에 남은 부류가 지배계층, 다른 하늘섬으로 이주한 부류가 전사, 청해로 이주한 부류가 기술자인 것이죠. 그럼 지배계층의 후손이 에넬 일당, 전사들의 후손이 스카이피아인, 기술자의 후손이 샨디아 이렇게 연결될까요? 그러기엔 앞뒤가 조금 안맞습니다.

우선 스카이피아에는 신군이라 불리는 집단이 있지만, 전사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전사에는 샨디아쪽이 더 어울리죠. 샨디아도 인디언과 비슷한 생활양식을 보면 기술자의 후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같은 비르카의 후손이면서 하늘섬에서 조우한 400년 전부터 최근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싸웠다는 사실도 이상하구요.(스카이피아인들의 바스에 대한 집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등에 날개를 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왜 샨디아에게 싸움부터 걸었는지? 대화부터 하는 게 정상일 것 같은데…) 혹시 비르카인은 공백의 100년 동안 사라져버렸고, 그들의 이상에 공감했던 지구인들이 그 전통을 이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지?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사의 이미지에 걸맞는 쪽은 샨디아들입니다.
대전사 카르가라(좌)와 그의 피를 이은 와이퍼(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샨디아의 뿌리를 거슬러올라가 봅시다. 샨디아의 거주지는 본래 그랜드 라인에 자리한 자야였습니다. 그러나 400년 전에 발생했던 녹업 스트림에 의해 섬과 함께 하늘섬으로 옮겨졌지요. 그렇다면 그 이전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요? 만화 275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샨디아의 조상은 800년 전에 연합국에 맞서 포네그리프를 지키던 전사들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전은? 아쉽게도 알려진 것이 없네요. 그럼 추측해봐야죠~ ^^;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400년 전에 샨디아들이 살던 집은 인디언과 비슷한 천막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천막들이 자리한 곳은  샨도라의 유적에서 조금 벗어난 곳이었지요. 오래되긴 했지만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건물들을 두고 그 근처에 산다는 것은 조금 이상합니다. 샨디아가 샨도라를 세운 자들의 후손이라면 연합국과의 전쟁으로 부서진 도시를 재건하고, 거기에서 생활하는 것이 정상이지 않을까요? 살아남은 사람들이 너무 적어서 재건이 불가능하다면 온전한 건물만 골라서 생활하는 것도 가능할 텐데… 그런데 샨디아들은 샨도라의 유적을 지키기만 할 뿐, 그것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800년 전에 샨도라를 지키던 샨디아의 조상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생각되구요.


포네그리프의 문자를 샨디아의 조상들이 쓴 것이냐는 물음에 고개를 가로젓는 카르가라.
아니라는 뜻일까요? 모른다는 뜻일까요?

그렇다면 샨디아가 샨도라의 유적에 살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샨디아가 샨도라를 건설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야에 살던 원주민이기 때문입니다. 샨도라를 건설한 사람은 다름 아닌 비르카인이구요. 자야로 이주해온 비르카인들이 샨디아들을 몰아내는 대신 두 종족의 공존을 추구하면서 앞선 문명의 혜택을 베풀었고, 샨디아들 또한 여기에 호응하면서 비르카인들을 존경하고 그 전통의 일부를 따르게 된 것입니다. 비르카인들이 세운 도시의 이름이 「샨도라」가 된 것도 「샨디아」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공백의 100년이 끝나가던 시기에 연합국이 자야로 쳐들어오자 샨디아는 비르카인의 편에 서다가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된 것이지요.(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

그렇다면 스카이피아인들은 어떨까요? 이들은 비르카인의 날개 뿐만 아니라 머리의 더듬이까지 비슷합니다. 또한 바스를 동경하는 것을 보면 오랫동안 하늘섬에서만 살았을 가능성이 많구요. 이런 점들로 보면 스카이피아인은 비르카인의 직계 후손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백의 100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사는 하늘섬에 연합국이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또한 이들은 자원이 부족한 하늘섬의 환경에 순응하며 살았기 때문에 비르카 고유의 문명을 잃고, 하늘섬의 생물을 이용한 다이얼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좁디 좁은 하늘섬에 흩어져 살면서 다른 곳에 사는 비르카인과의 유대감도 서서히 줄어들었을 것이구요. 결국 400년 전에 있었던 샨디아와 스카이피아인의 충돌은 비르카인과 혈통은 다르지만 그 뜻을 이어받은 자들과 비르카인의 피를 이었으면서도 그 뜻을 잃어버린 자들 사이의 싸움이었다고 할 수 있군요.

스카이피아인과 샨디아의 날개는 몸의 일부인가? 액세서리인가?

하늘섬에 대해 분석한 분들의 글을 읽어보면 스카이피아인과 샨디아의 날개가 몸의 일부인 것으로 본 경우도 있고, 액세서리로 본 경우도 있는데… 저는 액세서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날개가 없는 사람(스카이피아의 신)도 있고, 날개가 망가졌다가 재생된 사람(와이퍼)도 있으며, 날개가 다르게 생긴 사람(하늘섬 비르카 출신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스카이피아의 신에게는 날개가 없습니다. 애니 189화를 보면 자야의 절반이 하늘섬으로 날아간 직후, 스카이피아의 신군이 샨도라로 쳐들어오는 장면이 있었지요. 이 장면에 등장한 신에게는 날개가 없었습니다. 현재 스카이피아의 신을 맡고 있는 간 폴에게도 날개가 없지요. 400년 전의 신은 몸집이 하도 커서 날개가 보이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간 폴은 다릅니다. 원래부터 마른 체형인데다가 청해의 갑옷까지 입고 돌아다녔으니… 만일 날개가 몸의 일부라면 굉장히 불편했을 듯 하네요.


자야의 절반이 하늘섬으로 날아간 직후,
샨도라로 쳐들어오는 신과 신군.
신에게는 날개가 없습니다.


샨디아의 추장과 호박 증산 계획을 논의하는 간폴.
역시 날개가 없습니다.

그럼 와이퍼의 경우를 볼까요? 샨도라의 유적에서 에넬과 일전을 벌이면서 번개번개 열매의 능력과 리젝트 다이얼 때문에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됩니다. 당연히 날개도 남아날 리가 없지요. 그런데 에넬이 쫓겨난 후, 그의 날개는 어느 새인가 회복되어 있습니다. 꽤 큰 손상이었는데 말이죠~ 이런 점들을 보면 역시 날개는 액세서리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좌) 에넬과의 대결 직후 와이퍼의 날개는 상당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우) 스카이피아의 재건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장면에서는 날개가 복구되었네요.

그럼 몸의 일부도 아닌, 불편한 날개를 왜 달고 다니느냐? 달에 살았을 때부터 이어진 전통이니까요~ 선조들을 신처럼 생각하는 샨디아들을 보면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는 전통이 있을 것이란 점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⑶ 비르카인들은 고대문자를 사용했다.

Vol.36에 실린 벽화의 오른쪽 위를 보면 알파벳과 한자를 섞어놓은 듯한 문양들이 보입니다.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샨도라의 포네그리프에 사용된 고대문자와 닮아 보이는군요. 알파벳 P의 변형이나 「ㅇㅇ」 같은 모양이 자주 나타나는 것을 보면 같은 문자일 가능성이 많을 것 같습니다.


비르카 벽화의 문자(좌)와 샨도라의 포네그리프에 적힌 문자(우)
왼쪽의 글자는 위치로 보아 「비르카」라고 읽지 않을까요?

만일 같은 문자라면 포네그리프를 만든 사람들은 바로 비르카인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달리 말하면 고대왕국의 핵심 계층이 비르카인이라는 것이지요. 달의 지하에 있던 비르카 유적의 규모로 보면 지구로 이주한 비르카인은 얼마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적은 사람들로 도시를 건설하고, 포네그리프를 만들고, 또 포네그리프를 숨길 건축물을 짓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죠. 따라서 비르카인들이 고대왕국을 일으켰고, 뛰어난 문명의 혜택을 지구인들에게 베풀며 가까워졌을 것입니다. 비르카인들의 도움을 받거나 그들의 이상에 공감한 나라들 중에는 고대왕국에 편입되거나 그들의 동맹이 된 곳도 있을 것이구요.

여기에서 문제점이 하나 생깁니다. 앞에서 스카이피아인이 비르카인의 직계 후손이라고 했는데, 이들이 고대문자를 읽을 수 없던 이유는 뭘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고대문자를 쓸 수 있던 사람들은 비르카인들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라고 말이죠. 그럼 비르카인들의 문맹률이 상당히 높았다는 이야기가 되나요? 그건 아니구요, 포네그리프에 사용된 문자는 일상생활에 사용하던 것과 별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스카이피아에서 고대문자가 아닌 알파벳과 한자를 사용한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지요.(그런데 이 문자들은 청해인들도 사용하는 것입니다. 역시 만화 속은 언어가 통일된 이상적인 세계라는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비르카인이 문자를 비롯한 여러 가지를 알려준 덕분에 지구인들이 문명화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스카이피아 유일의 번화가인 Lovely Street의 표지판(좌)과 곤돌라 선착장의 간판(우)
모두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스카이피아 신의 사당에 있는 옥좌.
등받이의 글귀가 모두 한문입니다.

⑷ 비르카인들은 뛰어난 과학력을 지녔다.

Vol.35에서 벽화의 오른쪽 위를 보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인조인간을 만드는 장면이 있습니다. 또한 Vol.32에서는 봉인되었던 인조인간들이 에넬의 번개에 의해 재가동되고 있네요. 그렇다면 달의 비르카인들은 전기로 움직이는 인조인간을 양산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인조인간을 양산 중인 비르카인들?

그런데 Vol.17을 보면 기계장치의 섬(=카라쿠리 섬, 미래의 나라 발지모어의 영토이자 쿠마에 의해 프랑키가 날아간 곳임)에서 츠키미 박사라는 사람이 인조인간을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인조인간의 외형이 비르카인들의 인조인간과 상당히 비슷하네요. 액세서리만 조금 다를 뿐 체격이나 외모가 거의 같은 것을 보면 동일 모델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발지모어의 뛰어난 과학력은 비르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발지모어에서 제작된 인조인간(붉은 원 안)과 비르카의 인조인간.

인조인간 형상의 동일성에 비해 좀 약할 수는 있지만 비르카의 기술과 발지모어의 기술 사이에 비슷한 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무빙 워크인데요~ Vol.35를 보면 비르카인과 인조인간들이 딛고 있는 땅이 컨베이어 벨트처럼 보입니다. 인조인간을 양산하는 공장이라면 그럴싸해 보이죠? 또한 Vol.36에서 인조인간들이 딛고 있는 땅은 무빙 워크처럼 보입니다. 동그란 부분이 풀리(pulley)일 것 같네요.


Vol.35의 컨베이어 벨트


Vol.36의 무빙 워크

그런데 발지모어에 바로 이 무빙 워크가 등장했다 이겁니다. 애니 453화를 보면 발지모어로 날아가버린 프랑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가 머물던 일반 가정집에 무빙 워크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해군본부에도 없었구만…) 시대를 앞서간 기술력. 비르카인의 냄새가 좀 나죠?


일반 주택인 듯한 곳에 무빙 워크가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S그룹 회장님 댁 정도면 이런 설비가 있을까요?

그렇다면 오늘날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비르카인의 기술이 왜 발지모어에 남아 있을까요?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발지모어가 고대왕국에 속했던 도시국가였거나, 고대왕국의 과학기술을 노린 세계정부가 기술자들을 발지모어로 강제이주시켰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첫 번째 이유는 틀린 것 같습니다. 같은 겨울섬인 드럼섬에 비해 발지모어의 환경이 더 가혹하기 때문에 굳이 이 곳에 나라를 세워야 했을까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어디에도 고대왕국의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반면에 두 번째 이유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뛰어난 과학력을 지닌 고대왕국을 상대로 승리한 연합국은 그들의 기술이 두렵기도 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점령지에서 붙잡은 기술자들을 관리하기 쉽도록, 그리고 기술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도록 일부러 가혹한 환경을 가진 섬에 가둔 것이 아닐까요? 또한 이들에게서 고대왕국의 흔적을 지우고,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하게끔 해군을 주둔시켜 지속적으로 감시한 것입니다.(실제로 발지모어에는 해군이 주둔해 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정리!

지금까지 「에넬의 스페이스 대작전」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정보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여기에 지금까지 공개된 사실들을 더해서 고대왕국의 기원에 대한 제멋대로의 추측을 시작해봅시다.^^

⑴ 달의 지하도시 비르카의 사람들은 뛰어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렸지만, 자원부족이 심각해지자 도시를 봉인하고 지구로 이주했다.

⑵ 아무도 살지 않던 어느 하늘섬에 처음으로 정착한 비르카인들은 작은 국가를 세우고, 고향의 이름을 따서 비르카라고 불렀다.

만화 240화를 보면 하늘섬을 이루는 구름은 화산활동으로 인해 하늘로 솟아오른 해루석 성분을 응결핵으로 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해저에서의 화산활동으로 인해 해상에 화산섬이 만들어지듯이,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늘섬이 생겨나는 것이지요. 따라서 생성된지 얼마 안된 하늘섬은 새하얀 대지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이후 녹업 스트림을 타고 올라온 청해의 동식물 가운데 일부가 살아남아 하늘섬의 특이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름의 생태계를 만들었겠지요.

하지만 사람의 경우는 다릅니다. 항해 중에 우연히 녹업 스트림을 만나 진짜 우연히 하늘섬에 떨어지더라도 철저한 준비가 없다면 살아남기는 쉽지 않습니다.2 그러니 청해인이 하늘섬에 나라를 세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 할 수 있지요. 따라서 비르카인들이 지구로 와서 정착할 당시의 하늘섬은 텅 빈 무주공산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처음으로 도착한 하늘섬에 고향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2.영국이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내딛던 시절의 역사를 보면 낯선 땅에 정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1세의 명령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한 월터 로리 경은 상당수의 영국인을 현지에 정착시키려 했지만 몇 년 후 모두 사라져버렸지요. 얼마 후 영국의 무역회사들이 같은 시도를 했지만 굶주림과 말라리아로 인해 또 한 번 실패했습니다.

사실 하늘섬은 비르카와 스카이피아 말고도 또 있습니다. 만화 238화를 보면 간 폴이 스카이피아로 가는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 잠시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에서 다른 하늘섬들의 존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최근에도 하나 나왔죠~ 웨더리아라고 불리는 그 곳!)

⑶ 달로부터의 이주가 계속되고, 인구가 늘어나자 비르카인들은 그랜드 라인에 위치한 몇 개의 하늘섬과 무인도로 흩어지게 되었다. 이들은 각 지역에 작은 도시국가를 만들었으며, 이들의 연합체가 바로 고대왕국이었다.

자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구로 온 비르카인들은 지구인과의 전쟁이 아닌 공존의 길을 택했기 때문에 이주 초기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하늘섬에 정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섬에는 별다른 자원이 없는데다 좁기까지 하기 때문에 이내 청해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겠지요. 이 때도 지구인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인적이 드문 그랜드 라인의 섬들을 골라 도시를 세웠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물론 그랜드 라인의 예측 불가능한 자연환경 때문에 많은 실패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랜드 라인의 루스카이나 섬.
절이 매주 바뀌고, 포악한 동물들이 서식하는
가혹한 환경으로 인해 인간이 거주하는데 실패한 곳입니다.
먼 옛날 존재했다는 나라는 혹시 비르카인들이 세운 것이 아닐지?

⑷ 시간이 흐르면서 청해에 자리한 고대왕국의 도시들은 풍부한 자원과 뛰어난 과학력을 바탕으로 점점 번성하게 되었다. 이들의 문명이 주변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문화의 중심지가 되어갔다. 반면 하늘섬의 도시들은 고유의 환경에 의존하는 삶을 택했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기들이 사라지고, 다이얼 중심의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다.

⑸ 고대왕국의 세력이 점차 확대되자 기존의 대국들은 위협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20개의 나라가 연합해서 고대왕국을 침략함으로써 공백의 100년이 시작되었다.

⑹ 100년에 걸친 전쟁 끝에 고대왕국은 패하고, 그들의 도시는 멸망의 길을 걷게 되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먼 훗날을 기약하며 고대병기를 감추고, 그 위치를 그들만의 언어로 포네그리프에 기록했다. 연합국이 범접할 수 없었던 하늘섬의 도시들은 패전의 참화를 면하지만, 구심점을 잃어버린 그들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사족 하나 달자면 고대문자를 쓸 수 있던 사람들, 즉 포네그리프를 만든 사람들은 기록을 남기기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달을 떠나면서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과 글로 남겼고, 연합국에 의해 멸망하면서도 전세계에 포네그리프를 뿌렸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위령비를 세웠으니까요. 달에 남긴 기록이 벽화로 표현된 것인 반면, 지구에 남긴 기록은 파괴 불가능한 포네그리프에 새겨진 것을 보면 역시나 제작 당시의 상황이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 상황이 반영되어 달의 것은 하나의 예술품으로까지 발전한 반면, 지구의 것은 엄청난 비밀을 담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버렸네요.


연합국에 의해 샨도라가 멸망한 후 세워진 위령비.
샨도라의 역사와 지도가 새겨져 있습니다.

⑺ 연합국에 속한 20명의 왕들은 세계정부라 불리는 연방기구를 출범시키고, 그와 관련된 모든 특권을 장악한다. 또한 고대왕국의 과학기술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 기술자들을 모아 그랜드 라인의 겨울섬으로 이주시키고 철저히 관리한다.

고대왕국의 도시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곳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달에서 이주해온 비르카인들이 세운 도시로는 이미 소멸되어버린 하늘섬 비르카와 함께 스카이피아, 샨도라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대왕국과 연합국의 전쟁이 100년에 걸쳐 일어났다면 고대왕국의 규모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비르카인들이 세운 도시들이 여기 말고도 더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고대왕국의 도시국가로 추측할만한 곳들을 꼽아봤습니다.

⑴ 그랜드 라인의 대국, 알라바스타

알라바스타는 그랜드 라인의 선디 섬에 자리하고 있으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루피가 크로커다일을 날려버린 곳으로 각인되어 있지요. 이 알라바스타가 고대왕국의 영토에 속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유는 바로 포네그리프 때문입니다. 최소 두 개의 포네그리프가 알라바스타에 숨겨져 있으며, 알라바스타의 왕위 계승자는 그 중 하나인 장제전의 포네그리프를 대대로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거든요.


알라바스타에 숨겨진 두 개의 포네그리프.
사막의 지하유적에 자리하고 있던 것(좌)과 장제전의 것.(우)
이 중 장제전의 것은 고대병기 「플루톤」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알라바스타의 이중성이 있습니다. 세계정부 가맹국임에도 불구하고 포네그리프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국왕까지 나서서 꼭꼭 숨기고 있는 모양새가 수상합니다. 이들은 고대왕국의 직계 후손일까요? 아니면 샨디아처럼 고대왕국의 이상에 공감한 지구인들의 후손일까요?

⑵ 물의 도시, 워터세븐

워터세븐은 그랜드 라인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조선섬입니다. 이 섬이 고대왕국의 영토에 속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이유는 두 가지죠. 하나는 바로 고대병기 플루톤이 설계·건조된 곳이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워터세븐의 형태 때문입니다.

고대병기 플루톤은 먼 옛날 워터세븐에서 건조되었다는 전함입니다. 그 위치가 알라바스타의 포네그리프에 기록되어 있었으니 플루톤과 고대왕국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전함을 건조한 워터세븐도 마찬가지! 비르카인에게서 배운 조선기술로 전 세계를 주름잡는 배를 만들어 유명해진 것이 아닐지?


에넬이 신군을 동원해 6년 만에 완성한 방주 맥심.
비르카인의 흔적이 거의 사라진 스카이피아에서 완성된 것을 보면
플루톤처럼 고대부터 전해온 설계도를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고대병기 플루톤도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네요.

두 번째 이유로 워터세븐이라는 도시의 형태를 살펴봅시다. 도시 전체가 작은 원뿔 모양의 산이고, 꼭대기에는 거대한 분수가 솟아 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장된 도시가 아니라 한 번에 건설된 계획도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조선섬이라는 목적에 딱 알맞게요~ 그렇다면 그토록 오래 전에 이 정도의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곳은? 역시나 비르카인 밖에 떠오르지 않는군요.


워터세븐 전경.
정면에 블루 스테이션이 보입니다.

여기에 한 곳을 더 추가하자면… 라프텔이 있습니다.

고대왕국과 라프텔

모든 해적들의 로망인 원피스! 이 대비보(大秘寶)가 숨겨져 있다고 알려진 곳이 바로 라프텔이라는 섬입니다. 이 사실은 애니 63화에서 쌍둥이 언덕의 등대지기인 크로커스 씨의 입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 바 있지요.

크로커스: 자신의 위치조차 알 수 없는 이 바다에서는 로그 포스가 가리키는 자기의 기록만이 유일한 길이다. 리버스 마운틴에서 나오는 7개의 자기 가운데 하나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항로로 모이게 되지.
그 항로의 마지막에 위치한 섬의 이름은 라프텔. 그랜드 라인의 최종 지점이며, 역사상 그 섬을 확인한 것은 해적왕 한 팀 뿐이었던 전설의 섬이다.
우솝: 그럼 그 곳에 있는 건가? 원피스가!
크로커스: 글쎄… 그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아무도 거기까진 가보지 못했다.
루피: 그런 건… 가보면 아는 거야!

라프텔의 위치를 확인한 것은 해적왕 한 팀 뿐이고, 라프텔에 들어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네요! 언제부턴가 골 D 로저가 라프텔로 들어갔고, 원피스를 발견했으며, 리오 포네그리프를 완성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아닌가봅니다. 해적왕의 마지막 항해 동안 동료로 지낸 크로커스씨의 말이니 신빙성도 높습니다. 그럼 라프텔은 여전히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미지의 섬이겠군요. 그런데 저는 이 라프텔이 바로 고대왕국의 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클로버 박사가 오로성에게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설명하던 장면을 보면 고대왕국은 작은 섬에 큰 건물들이 자리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건물의 크기가 과장된 것일 수도 있지만 섬이 별로 크지 않은 것은 확실한 듯 합니다. 설마 이 좁은 곳에서 연합국에 대항해 100년을 버텼을까요? 그럼 샨도라도 이 섬에 있었던 것일까요? 이러한 모순은 이 섬이 고대왕국의 영토 전체가 아니라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면 쉽게 해결됩니다. 그것도 수도쯤 되어야 말이 되지요.


클로버 박사가 고대왕국에 대해 설명할 때 묘사된 장면

여기에 라프텔이 등장했던 아래 두 장면을 추가해봅시다. 한 쪽은 거친 바람이 부는 듯 하지만, 다른 쪽은 맑은 날씨입니다. 라프텔에 접근하기 힘든 이유가 날씨 때문만은 아닌 것 같군요. 어쨌든 사람이 살기에 나쁜 환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섬의 형태를 잘 살펴보니 뭔가가 층층이 쌓여있다가 무너진 듯한 형태를 하고 있네요. 마치 오래된 유적을 보는 느낌입니다.(좀 오버인가요? ^^;) 게다가 이 라프텔은 고대왕국의 비밀, 리오 포네그리프를 해석하기 위한 최종 목적지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고대왕국과의 연관성은 불가피한데…


크로커스씨가 라프텔에 대해 설명할 때 묘사된 장면(좌)와 원피스 0화에 등장한 장면(우)

고대왕국의 수도는 작은 섬에 만들어진 도시, 라프텔은 고대왕국과 관련 있는 유적… 이 두 가지 사실 때문에 라프텔이 고대왕국의 수도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옳은지, 틀린지는 루피가 라프텔에 도착할 때 알 수 있겠죠~(도대체 언제야… ㅡㅡ;)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