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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IECE/심층분석

[원피스] 그랜드 라인의 3대 세력-⑶ 칠무해 中

(이전 글에 이어서...)

3. 바솔로뮤 쿠마

과거에 '폭군 쿠마'로 불리며 잔혹함의 끝을 보여주었다는 해적입니다. 당시의 현상금은 2억 9천 6백만 베리! 그러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차분한 말투와 조용히 성경책을 넘기는 모습은 과거의 난폭함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칠무해 가운데 세계정부의 명령에 가장 협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세계정부와 관련된 일에 가장 많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쿠마는 발바닥발바닥 열매의 능력자입니다. 손바닥을 펼쳐 모든 것을 튕겨낼 수 있지요. 사람이나 물건뿐만이 아니라 공기, 타격, 참격(斬擊) 등 여러 가지를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사람의 몸에 쌓인 고통, 피로까지도 제거할 수 있지요. 이 능력을 단순하게 보면 방어에만 사용할 것 같지만 공기도 튕겨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격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스릴러 바크에서 선보인 “파동포”와 “우루수스 쇼크”지요. 파동포는 공기를 고속으로 튕겨서 만든 충격파이고, 우르수스 쇼크는 다량의 공기를 압축해서 만든 공기폭탄입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쿠마가 순간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인데, 아마도 손바닥을 자신의 몸에 대어 스스로를 날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작용, 반작용의 법칙상 말이 안되지만 '악마'의 이름으로 안되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

쿠마의 충격파를 정통으로 맞은 프랑키. 사이보그지만 무지 아플 듯...

공기를 압축해서 만든 우르수스 쇼크.
스릴러 바크를 집어삼킬 듯 엄청난 위력을 발휘합니다..

(단행본에서는 발바닥발바닥 열매가 도톰도톰 열매로 번역되어 한쪽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분들이 있으신데 둘 다 맞습니다. 애니에서 쿠마가 자신을 'ニキュニキュのみの にくきゆうにんげん'이라고 소개하는데, 밑줄 친 '니쿠큐:'의 의미가 '고양이나 개의 발바닥에서 도톰하게 나온 부드러운 부분'을 의미하거든요. 결국 발바닥을 강조하느냐, 도톰을 강조하느냐의 차이입니다.)

쿠마의 손바닥(좌)과 '니쿠큐:'라는 말을 들은 로빈의 상상(우).
굳이 로빈의 상상 장면을 넣은 것을 보면 일본 청소년들에게 어려운 단어인가 봅니다.

쿠마의 정체 또한 흥미롭습니다. 세계정부의 천재 과학자이자 500년이나 앞선 과학력을 지녔다는 닥터 베가펑크의 인간병기 “퍼시피스트(pacifist, 평화주의자)”인 것이죠. 프랑키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몸에 각종 기계와 무기를 장착해 개조한 사이보그입니다. 그러나 폐선의 고철을 이용해 자신의 몸을 직접 개조한 프랑키와 달리, 최고의 과학자가 세계정부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낸 것이기에 월등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좌) 조로의 일격에 상처를 입은 쿠마! 그런데 몸 속에는 기계장치가...
(우) 쿠마의 몸 속에 내장된 무기의 위력.

그런데 쿠마는 퍼시피스트를 '미완성'의 사이보그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지속적인 개량이 진행중이라는 의미겠지요. 개량의 방향은 하드웨어적인 측면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요, 우선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새로운 무기의 장착입니다. 이는 샤봉디 제도로 출동한 퍼시피스트의 전투를 지켜본 X 드레이크의 독백에서도 잘 드러나지요. 전직 해군 소장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해군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욱 발전된 퍼시피스트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바로 퍼시피스트의 손에 키자루의 공격 무기인 '레이저'가 재현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의 개량 포인트는 바로 “세계정부의 명령에 절대 복종”입니다. 퍼시피스트는 엄청난 파워를 갖춘 병기이지만 이를 움직이는 두뇌는 인간의 것입니다.(설마 인공지능은 아니겠죠~ ^^;) 그런데, 이 두뇌가 세계정부의 명령을 받들지 않는다면? 자칫하면 세계정부를 위협하는 병기가 될 수도 있지요. 이를 방지하려면 어떤 명령이든 잘 따르도록 두뇌마저도 개조해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샤봉디 제도로 출동한 파시피스타 PX-1, PX-4를 보면 별 말도 없고, 센토마루의 명령을 잘 따르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쿠마는 다릅니다. 쿠마는 세계정부의 명령을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실행하기도 하고, 상부에 거짓 보고를 올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쿠마 자신의 두뇌가 바로 미완성인 상태였던 것이지요.(하지만 마린포드에 등장한 쿠마의 모습을 보면… 이런 면에 대한 개량도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미완성”이라는 말은 못쓰겠군요.)

퍼시피스트 1명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군함 1척의 건조 비용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비교 대상은 될 수 없지만 참고 삼아 알려드리면, 한국 해군의 자랑 KD-2 이순신급
구축함은 척당 5천억원, KD-3 세종대왕급 구축함은 척당 1조원 정도의 건조비용이 들었습니다.

쿠마는 밀짚모자 해적단에게 관심 이상의 애정이 있는 듯합니다. 과거에 혁명군의 일원이었으며, 드래곤과 동료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지요. 하지만 이와 관련된 증거는 드래곤과 아는 사이임을 암시하는 쿠마의 대사와 정상전쟁에서 자의식이 없어진 쿠마를 마주하던 이반코프의 대사 밖에 없습니다. 언젠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지겠지요.

모리아는 쿠마를 “칠무해 중 유일하게 정부의 말대로 움직이는 남자”라고 표현했습니다. 과거에는 그랬나 보지요. 하지만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최근의 행보는 모리아의 말과 차이가 있습니다. 몇 번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언행이 어땠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⑴ 칠무해를 날려버린 루키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쿠마의 첫 등장!

크로커다일의 후임 문제로 칠무해와 해군을 소집했을 때 쿠마도 도플라밍고와 함께 그 자리에 참석합니다. 도플라밍고가 해군 수뇌부들을 데리고 노는 사이 쿠마는 좌석에 예쁘게(?) 앉아서 성경책을 들여다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쿠마가 이 회의에 참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도플라밍고는 섬장사가 너무 잘 되어 심심해서 왔다고 하지만 쿠마는? 그냥 세계정부의 말을 잘 듣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밀짚모자 해적단에게, 아니 루피에게 관심이 있어서 참석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창가 의자에 예쁘게 앉아 성경책을 읽는 쿠마.
그가 들고 있는 성경책은 어떤 의미일까요?

⑵ 내 능력은 이거야! 스릴러 바크에 나타난 쿠마

루피는 겟코 모리아를 찾아 헤메고 동료들은 스페셜 좀비 오즈와 싸우고 있던 그 때, 모리아의 부하인 페로나가 스릴러 바크에서 탈출하기 위해 싸우전드 써니 호에 열심히 보물을 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써니 호에 갑자기 쿠마가 나타나지요. 저항하는 페로나를 어디론가 날려버린 쿠마는 그 장면을 지켜보던 나미에게 루피의 형에 대해 묻습니다. 나미는 그에게 루피의 형이 에이스라는 사실을 알려주지요. 대답을 들은 쿠마는 나미를 남겨둔 채 모리아가 있는 저택으로 향합니다.

"여행한다면 어디로 가고 싶나?"
맨손으로 건드리기만 했는데 사라진 페로나!
그녀가 향한 곳은?

모리아를 만난 쿠마는 그에게 세 가지 정보를 알려줍니다. 첫 번째는 크로커다일의 후임이 검은수염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이지요. 검은수염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던 모리아는 그의 실력에 의문을 표시하지만, 어쨌든 칠무해의 공석이 채워졌기에 세계의 균형이 유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반면에 여러 특급 정보들을 가진 쿠마는 정반대의 경우를 예상하지요.) 두 번째는 에니에스 로비 사건 이후 세계정부가 밀짚모자 해적단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세 번째는 워터세븐에서 어인섬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스릴러 바크에서 밀짚모자 해적단의 발이 묶이면 또 한 명의 칠무해가 그들에서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세계정부가 염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모리아는 제대로 열받고, 쿠마는 필요하면 자신이 도와줄 수도 있다며 더 열받게 만들지요. ㅋㅋ


열받은 모리아와 원인제공자인 쿠마.
둘 다 상당한 거구입니다.

결국 겟코 모리아는 밀짚모자 해적단의 대활약에 의해 쓰러집니다. 쿠마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은 세계정부는 칠무해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 밀짚모자 해적단을 비롯한 스릴러 바크의 모든 생존자들을 말살할 것을 지시하지요. 초반에는 쿠마가 세계정부의 지시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발바닥발바닥 열매의 능력을 이용한 우르수스 쇼크로 스릴러 바크를 날려버리는 줄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그 속에서 죽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루피는 모리아를 쓰러뜨린 직후 이미 정신을 잃었고, 다른 동료들도 우르수스 쇼크로 인해 마찬가지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쿠마는 생존자들을 말살하지 않는 대신 루피만 데리고 떠나려 하지만 그의 앞을 조로가 막아서지요. 이미 모든 기운을 소진해버려 쿠마를 상대할 수 없던 조로는 자신의 목숨을 대신 가져갈 것을 부탁합니다.

조로: 알겠다... 목은 주마. 대신 나의 목숨 하나로 끝내주길 바란다. 
        아직 이름 있는 목이라고는 못하지만, 언젠가 세계 최고의 검호가 될 남자의 
        목이라고 생각하면 가져가도 부족하진 않을거다!
쿠마: 그런 야망이 있으면서 이 남자를 대신해서 죽을 수 있다고 말하는 건가?
조로: 그렇게 하는 수 말고는 동료를 구할 방법이 없어. 
        선장 한 명도 못 지키는 놈에게 무슨 야심이 있겠나? 
        루피는 해적왕이 될 남자다!

상디가 대신 나서보려 하지만 조로는 그를 기절시켜 버립니다. 결국 쿠마는 조로의 각오를 받아들여 루피를 놓아주지요. 대신 약속을 지키면서 조로의 각오를 시험할 방법을 제안합니다. 루피 대신 죽을 각오라면 모리아와의 대결로 루피의 몸에 쌓인 데미지를 받아들이라고 한 것이죠. 자신의 능력으로 루피의 몸에서 데미지를 제거한 쿠마는 그 일부를 시험삼아 조로에게 던져줍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괴로워하는 조로… 그러나 그는 결국 루피의 모든 데미지를 받아들입니다. 조로를 지켜본 쿠마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지요.

“좋은 동료를 가지고 있군. 역시 당신의 아들이야, 드래곤.”


(좌) 루피의 몸에서 모든 데미지를 제거하는 쿠마.
(우) 루피의 데미지를 받아들이는 조로. 그는 모두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합니다.

⑶ 밀짚모자 해적단의 은인, 쿠마

휴먼샵에서 천룡인을 날려버린 루피를 붙잡기 위해 해군본부에서 출동한 키자루! 그는 압도적인 능력으로 초신성을 제압하고 밀짚모자 해적단 앞에 나타납니다. 파시피스타 PX-4를 쓰러뜨리긴 했지만 PX-1, 센토마루와 싸우느라 기력을 소진한 루피와 동료들은 번개같이 달려온 레일리의 도움으로 잠시 위기에서 벗어나지요.

레일리가 키자루와 상대하는 사이 밀짚모자 해적단은 다시 센토마루, PX-1과 일전을 벌이지만… 갑자기 등장한 진짜 바솔로뮤 쿠마(성경책이 구별 포인트)가 밀짚모자 해적단의 멤버들을 한 명씩 먼 곳으로 날려 버리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쿠마는 홀로 남은 루피에게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던지고는 그를 날려버립니다.(이후 밀짚모자 해적단은 쿠마가 날려보낸 장소에서 열심히 수련한 끝에 Power-Up한 모습으로 재집결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키자루와 대결 중이던 레일리와 그의 곁에 나타난 쿠마가 나눈 대화의 내용입니다.

쿠마:    레일리, 나는 혁명군의 간부다. 저들과 인연이 있어 여기서 탈출시켜 주고 싶군.
레일리: 지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란 거냐?
쿠마:    당신 마음이다. 이건 나도 문제가 생기거든.

사실 만화든, 애니든 이 장면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을 때는 쿠마의 첫 번째 대사가 “삐리리~”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만일 처음부터 대사가 공개 되었다면 뿔뿔이 흩어져버린 밀짚모자 해적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없었겠죠? 그냥 대사 한 줄 지웠을 뿐인데, 두고두고 여러 사람 궁금하게 만들었네요. 어쨌든 쿠마가 키자루의 강력한 힘 앞에서 밀짚모자 해적단을 구하기 위해 그들을 날려버렸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⑷ 싸우전드 써니 호는 내가 지켜주께, 니들은 수련이나 해라!

밀짚모자 해적단이 뿔뿔이 흩어지고, 루피가 임펠다운과 마리조아에서 여러 가지 모험을 하는 사이에 싸우전드 써니 호는 홀로 샤봉디 제도에 남아 있었습니다. 써니 호를 노리는 해적들은 의리의 사나이 듀발과 핫찌가 막아주고 있었지요. 하지만 1년 정도가 지난 후, 써니 호가 해병들에게 발견되자 듀발과 핫찌의 힘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원군이 등장했으니…

바로 쿠마였습니다. 그는 완전 개조로 자의식이 없어진 상태에서 닥터 베가펑크와의 거래로 입력된 명령인 “밀짚모자 해적단의 해적선을 지켜라.”라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이 곳에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써니 호를 생채기 하나 없이 지키는데 성공하지요. 밀짚모자 해적단 가운데 첫 번째로 프랑키가 써니 호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그는 “임무 완료”를 선언하고 사라집니다.


홀로 써니 호를 지키다 만신창이가 된 퍼시피스트 PX-0(前 쿠마).

쿠마는 칠무해 멤버 가운데 가장 의문스러운 존재입니다. 세계정부의 인간병기 퍼시피스트이자 잔혹함으로 명성을 떨친 해적이면서, 혁명군의 간부이기까지 한 그는 “세계정부의 말을 잘 따르는 사나이”와 “밀짚모자 해적단을 구하고 센코쿠 원수에게 거짓보고나 일삼는 사나이”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과거 해적이었던 때의 모습과 혁명군에서의 활약, 퍼시피스트가 된 과정은 언제쯤 드러날까요? 정말정말 궁금합니다.

4. 돈키호테 도플라밍고

현란한 패션만큼이나 세계정부에 대한 반항기도 다분한 사나이 도플라밍고! 그는 과거에 현상금 3억 4천만 베리의 해적이었습니다. 칠무해인 지금도 해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약탈보다는 여러 가지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사업가로 보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섬 장사'로 표현되는 그의 비즈니스가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 매우 다른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인어 케이미에 대한 경매가 진행 중인 휴먼샵 내부.
도플라밍고가 소유했던 업소입니다.

도플라밍고의 비스니스 영역은 인신매매 뿐만이 아니라 카지노를 비롯한 유흥시설,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 등에도 뻗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시절,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했듯이 권력과 손잡은 '어께'들이 아니면 유지하기 힘든 사업이죠. 그러나 도플라밍고 자신이 최강 해적 가운데 한 명인데다, 칠무해의 이름으로 세계정부와 해군의 비호까지 받고 있는 판국이니, 그가 이런 사업을 벌이는 것은 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또한 샤봉디 제도의 인신매매까지 묵인해주고 있는 세계정부는 그에게서 짭잘한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겠지요.

도플라밍고에게 조종당하는 해병.
(도플라밍고의 능력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던 장면입니다.)

도플라밍고의 능력은 타인의 몸을 자신의 의지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크로커다일의 후임 논의를 위해 마리조아로 소집되었을 때 해병 두 명에게 싸움을 붙인 것이나, 모크타운에서 루피에게 패한 베라미를 처리할 때 사키스를 조종한 것을 보면 확실하지요. 아직까지 명확하게 드러난 적은 없지만 이 능력은 악마의 열매에 의한 것이며, 열매의 이름은 소문대로 “실실 열매”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키스를 조종해서 베라미를 처리하는 도플라밍고.
그가 오른손 검지를 움직이자 사키스는 쿠쿠리도로 베라미에게 일격을 가합니다.

도플라밍고가 능력을 발휘할 때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통해 상대방을 조종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정상전쟁에서 그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면서 이 부분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는데요, 바로 그 무엇인가로 상대방의 신체를 깔끔하게 절단해버린 것입니다.

정상전쟁에서 오즈 Jr.의 다리를 잘라버린 도플라밍고.
(이전에는 도플라밍고의 능력이 실을 매개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 장면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크로커다일의 머리와 몸을 이산가족으로 만드는 도플라밍고.
(크로커다일은 자연계 열매 능력자니 쓸데없는 짓이라는 거 아시죠?)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지 않습니까? 저는 여기에서 스티브 벡 감독의 영화 ‘GHOST SHIP’의 첫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2002년에 개봉했던 영화인데… (저 생각보다 나이가 좀 많습니다.ㅋㅋ) 호화 유람선 갑판에서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파티가 열리고, 저마다 쌍쌍이 춤을 추며 츨기는 가운데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비춰지더니, 이내 파티에 열중하던 사람들을 덮칩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사람들의 몸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하고, 이내 두 동강 나버립니다. 키가 작아서 줄이 머리 위로 지나간 꼬마 숙녀 한 명을 제외하고는…(B급 영화치고는 줄거리와 액션이 너무 마음에 드는 멋진 영화입니다.)

포스터

이런 포스터의 영화입니다.
(원래는 해당 장면의 영상을 넣고 싶었지만… 너무 잔인하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엄청난 흉기로 변했지요. 도플라밍고의 능력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강한 실로 오즈 Jr.와 크로커다일의 목을 잘랐다.”는 것이지요. 도플라밍고의 정확한 능력은 밀짚모자 해적단과 상대하는 순간 밝혀질 것 같은데요, 어쨌든 그의 능력이 실체인 “실”을 매개로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도플라밍고의 능력은 굉장히 강력합니다. 마리조아에 소집되었던 해군본부의 해병(계급은 불명)이나 흰수염 해적단의 13번대 대장 아트모스를 마음대로 조종했으며, 3번대 대장 죠즈의 움직임을 봉쇄하기도 했습니다.(솔직히 죠즈까지도 옴짝달싹 못할 줄은 몰랐습니다.)

13번대 대장 아트모스를 조종해서 부하를 살하하게 하는 도플라밍고.
상당한 실력을 갖추었을 법한 인물도 도플라밍고의 능력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도플라밍고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바로 자연계 열매 능력자를 상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지요. 크로커다일에게 동업을 제안했을 때, 초인계인 죠즈의 움직임은 막았지만, 크로커다일까지 손대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에이스 사형집행을 크로커다일이 방해했을 때에도 그의 움직임을 막지 않고, 목을 자르기만 했지요. 역시 실체인 실을 매개로 하다 보니 열매의 이름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갖는 자연계 열매 능력자는 상대하기 버거운가 봅니다. 그렇다고 초인계나 동물계를 마음대로 상대할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이 부분은 나중에 추가 정보가 공개되면 자세하게 파보겠습니다.)

이제까지 도플라밍고가 등장한 장면은 몇 번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디어디에 나왔는지 한 번 살펴 볼까요?

⑴ 섬장사가 하도 잘 되는 바람에 따분해서 온거지.(애니 151화)

크로커다일의 후임 문제로 세계정부가 칠무해를 소집했을 때 도플라밍고도 마리조아에 나타납니다. 여기서 도플라밍고의 행동이 가관이지요. 대기 시간이 길어져 지루했는지 회의에 참석한 해병에게 장난을 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그를 조종해서 다른 해병과 싸움을 붙이고 있네요. 이를 지켜보던 츠루 중장이 조용히 타이르지만 그냥 흘려버립니다.(대단한 간땡이입니다.) 조금 늦게 등장한 센코쿠에게 한 소리 듣고는 장난을 멈추는 듯했지만 이제는 센코쿠와 말장난을 시작하네요. 해군의 최고 지휘관에게도 말버릇이 고약하고 한마디도 지지 않습니다. 역시 제멋대로인 사내군요.

도플라밍고는 소집령에 응한 이유를 “섬 장사가 너무 잘 되는 바람에 따분해서 온거지.”라고 밝힙니다. 이에 센코쿠 원수가 “그건 거슬리는 소리군. 해적들의 장사가 잘 된다는 것만큼 우리에게 안좋은 얘기는 없으니까.”라고 답하자 기분이 나빴는지 오른손을 들어올리네요. 센코쿠에게 그의 능력이라도 쓸려나 봅니다. 간은 배 밖으로 나오고, 겁대가리는 달나라로 보내고, 싸가지는 바가지네요.

⑵ 진짜 해적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 (애니 207화)

루피의 수배서를 본 베라미는 현상금이 진짜인지 알아보기 위해 모크타운의 주점 'Pub and Pies'에 일당과 함께 나타납니다. 베라미가 먼저 싸움을 걸었지만 하늘섬으로 가려는 자신들을 비웃는 태도에 루피와 조로는 상대를 하지 않습니다. 결국 루피와 조로는 베라미에게 당하기만 하고, 지켜보던 나미는 울화통이 터져 메리 호로 돌아온 뒤에도 신경질만 내지요.

이후 밀짚모자 해적단은 몽블랑 노랜드의 후손 크리켓을 찾아가 하늘섬으로 가기 위한 도움을 받고, 원숭이산 연합과 함께 고잉 메리 호를 개조하지요. 그런데 밀짚모자 해적단이 사우스 버드를 잡으러 간 사이, 베라미가 크리켓의 황금 유물을 약탈해갑니다. 열 제대로 받으신 루피! 빼앗긴 황금을 찾기 위해 단신으로 모크 타운을 향해 달려갑니다. 울화통이 덜 풀린 나미도 그를 말리지 않고 3시간 안에만 돌아오라는군요.

모크다운에 도착한 루피는 베라미를 불러내고, 광장에서 두 사람의 결투가 시작됩니다. 스프링스프링 열매의 능력자인 베라미는 온갖 기술을 보여주며 쇼맨십을 발휘하지만 어이없게도 단 한 방에 루피에게 무너집니다. 굉장히 통쾌한 장면이었지요.(여기까지는 애니 제 146화, 151화의 내용입니다.)


(좌) 베라미가 건 싸움에 상대하지 않고 당하기만 하는 루피.
(우) 모크타운 광장에서 한 방에 빚을 갚아 줍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베라미는 도플라밍고의 부하였습니다. 도플라밍고는 밀짚모자 해적단에게 보복하지 않고, 공개적인 패배로 자신의 심볼에 먹칠을 한 베라미를 응징하기 위해 모크타운에 나타납니다. 또한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기 싫었는지 사키스를 조종해서 베라미에게 덤비도록 합니다. 베라미는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빌지만 도플라밍고는 그의 애원을 무시해버리는군요. 결국 현상금 5천 5백만 베리의 루키 베라미는 도플라밍고의 조종을 받은 동료 사키스의 손에 쓰러집니다.


사키스를 조종해서 베라미를 제거하는 도플라밍고.
자신의 이름을 더럽힌 부하에 대한 처벌은 가혹합니다.

이 장면에서 도플라밍고는 '진짜 해적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세계', '호걸들의 신시대'가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크로커다일의 제명으로 생긴 칠무해의 빈 자리는 3대 세력의 균형에 작은 틈을 만들었습니다. 이 틈은 거대한 야망을 가진 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보이겠지요. 이제 이 기회를 붙잡기 위한 새로운 경쟁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유지된 '3대 세력의 균형'은 '균형을 잃은 3대 세력과 새로운 루키들의 경쟁'으로 바뀌어 대해적시대보다 더한 혼란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도플라밍고가 말하는 신시대가 아닐지… 그리고 이 새로운 시대의 방아쇠를 당긴 이는 크로커다일을 쓰러뜨린 장본인, 바로 몽키 D. 루피인 것이지요.

⑶ 디스코, 그 가게는 너에게 주도록 하지.(애니 398화)

핫찌를 구하기 위해 루피는 천룡인을 날려버리고, 노예 경매가 진행되던 휴먼샵은 대혼란에 빠집니다. 그런데 이 가게의 소유주는 다름아닌 도플라밍고! 휴먼샵의 명MC 디스코는 도플라밍고가 직접 나서서 사태를 수습해주길 바라지만 그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인신매매는 구식이라며 아예 가게를 디스코에게 넘겨버리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천룡인과 관련된 사건에 말려들기 싫은 것이지요.


디스코와 통화 중인 도플라밍고.
디스코의 선글라스를 닮은 전보벌레의 눈이 재미있습니다.

⑷ 정상전쟁에 참전한 도플라밍고

칠무해의 다른 멤버들과 마찬가지로 도플라밍고도 정상전쟁에 참전하게 되는데… 그의 태도가 좀 이상합니다. 흰수염 해적단을 적극적으로 무찌르기 보다는 전쟁을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네요. “신시대의 도래”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너무 기쁜 것인지?ㅎㅎ

오즈 Jr.가 해병들을 박살낼 때는 지켜보기만 하다가 쿠마의 우르수스 쇼크에 데미지를 입고 자신에게 덤벼들자 그 때서야 오즈 Jr.를 제압하고, 과거의 동료인 쿠마의 공격에 어리둥절해하는 이반코프 앞에 나타나 쿠마에게 일어난 변화를 친히 설명하기도 하면서, 죠즈의 등에 올라타서 크로커다일에게 손잡자고 꼬시기도 했습니다. 급기야는 에이스의 수갑이 풀린 후 해군에 그들을 놓아주라는 망발까지 날려주지요.(이후의 일이 재미있어질거라나 뭐라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세계정부의 명령을 받들어 겟코 모리아를 제거하기도 합니다.(하지만 끝마무리가 시원치 않아서 모리아의 생사가 불명확한 상황… 혹시 크로커다일과 손잡으려는 계획이 실패하자 모리아로 대상을 바꾼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도플라밍고 이 양반… 칠무해에 가입한 이유가 세계정부와의 뒷거래 때문이었네요.(만화 595화에 살짝 나옵니다.) 그는 세계정부와 어떤 거래를 한 것일까요?

5. 겟코 모리아

얼굴은 악마, 몸매는 오뚜기를 연상시키는 괴상한 외모의 사나이입니다. 특유의 웃음소리인 '키시시시~'는 귀에 굉장히 거슬리지요. 그 동안 이름조차 공개되지 않고 있다가 비교적 최근인 스릴러 바크 편에서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루피의 손에 쓰러진 칠무해 리스트에 크로커다일 다음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요. 모리아의 과거 현상금은 3억 2천만 베리. 쿠마나 도플라밍고와 비슷한 액수인 것을 보면 그는 결코 약한 상대가 아닙니다. 그러나 악마의 열매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자신이 나서는 것보다는 부하들을 내세우는 게으른 성격 탓에 패배를 자초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리아가 가진 그림자그림자 열매의 능력.

(상) 루피의 그림자를 잘라 마인 오즈의 시체에 집어넣자 심장이 두근거리더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좀비로 부활한 오즈가 처음으로 내뱉은 한 마디는 “고기~!!!”. 역시 그 주인에 그 그림자네요.(하) 자신의 그림자를 자유자재로 조종하여 무기로 쓸 수 있습니다. 오른쪽 사진의 기술은 이름하여 '브릭 배트~!'

모리아는 그림자그림자 열매의 능력자입니다. 이 열매의 능력은 이름 그대로 모든 그림자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그림자를 무기로 쓸 수도 있으며, 그림자와 몸을 언제든지 바꿀 수도 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이 열매의 가장 큰 특징은 타인의 그림자를 시체에 집어넣어 좀비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좀비는 그림자의 주인이 가진 실력을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지요.

모리아는 이 능력을 발판으로 해적왕이 될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다른 해적들처럼 직접 나서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림자그림자 열매의 능력으로 만든 좀비 군대를 우수한 부하들에게 맡겨 대신 내보내는 방법으로 말이죠. 그리고 강력한 좀비 병사를 만드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쵸파의 우상이었던 닥터 호그바크입니다.

3괴인이라 불리는 모리아의 부하들.

(좌상) 닥터 호그바크. 최고의 의술로 시체를 개조, 최강의 좀비 병사를 만드는 것을 도왔습니다.(우상) 압살롬(일본어로는 아브살로무ㅋ). 투명투명 열매의 능력자이며, 거의 모든 좀비들의 지휘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는 몸은 닥터 호크바크가 동물의 근육을 이용해서 개조한 것입니다.
(하) 페로나. 네거티브 호로를 조종할 수 있어 고스트 프린세스라 불렸습니다. 전세계의 모든 귀여운 것들을 좀비로 만들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요. 신세계에서도 또 한 번 등장했으면 좋겠네요.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을 살려내며 천재 외과의사로 정평이 나있던 닥터 호크바크!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어 의학계에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켰던 그가 바로 모리아의 밑에서 협력자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가 맡은 일은 세계 최고의 의술로 시체를 개조해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게 만드는 것이었지요. 호그바크의 손길을 거쳐 초인이 된 시체(마리오라고 부름)에 모리아가 그림자를 집어넣으면 고통도 느끼지 않고, 죽지도 않으면서, 오로지 주인의 명령에 따라 싸우기만 하는 최강의 좀비 병사가 되는 것입니다.

모리아는 조금이라도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좀비 병사를 만들기 위해 전세계의 무덤을 뒤져 사무라이 류마, 캡틴 죠 같은 전설적인 인물들의 미이라를 입수했고, 닥터 호그바크가 이들을 더욱 강력하게 개조함으로써 제네랄 좀비라 불리는 최강의 좀비 병사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물론 제네랄 좀비에게 집어넣은 그림자 또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것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지요.

(상) 제네랄 좀비와 그들을 지휘하는 압살롬.
(좌하) 사무라이 류마. 하늘을 나는 용을 베었다는 전설을 가진 인물로 브룩의 그림자와 결합된 상태입니다. 조로에게 패한 그는 흑도 슈스이를 넘기고 사라졌지요.
(우하) 캡틴 존. 생전에 보물을 위해서라면 어떤 잔인한 짓이라도 서슴지 않았다는 악당입니다.

캡틴 존과 그의 보물

캡틴 존의 이름은 애니 145화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그랜드 라인의 어느 섬에서 버기가 부하들과 함께 그의 보물을 찾아다니는 장면이 나온 것이죠. 그리고 애니 345화에서는 캡틴 존의 좀비가 나타났습니다. 몸에는 여전히 칼 두 자루가 꽂혀 있었지요. SBS에 따르면 이 칼은 보물을 독차지했던 존이 부하들에게 살해당한 흔적이라고 합니다.

압살롬의 명령으로 관에서 일어나는 캡틴 죤.

캡틴 존과 그의 보물에 대한 정보는 이후에도 계속 등장합니다.  애니 368화를 보면 페로나가 스릴러 바크에서 탈출하기 위해 보물들을 싸우전드 써니 호에 옮겨 싣습니다. 하지만 쿠마에 의해 그녀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지요. 그리고 애니 378화에서 루피가 이 보물더미를 뒤지다가 유리가 박힌 밴드를 발견하고는 자신의 팔에 차는 장면이 있습니다. 나미도 그건 보물이 아니라며 그냥 냅두지요.

페로나가 옮겨준 보물더미에서 유리 밴드를 발견한 루피.

그런데 만화 527화에서 이 밴드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바로 '캡틴 존의 보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트레져 마크(Treasure Mark)'인 것이지요. 임펠다운에서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버기가 자신도 모르게 루피에게 말해버린 비밀입니다. 하지만, 버기가 그 밴드를 갖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된 루피는 길안내에 대한 보답으로 밴드를 넘기지요.(나미가 알았으면 미쳐버릴 일이지요.ㅋㅋ)

모리아의 능력으로 만든 좀비에는 두 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림자의 주인을 반드시 살려두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그림자의 주인이 죽어버리면 그 사람의 그림자가 들어간 좀비도 같이 죽어버리거든요. 게다가 모리아에게 그림자를 빼앗긴 사람은 햇빛에 노출되면 타서 없어지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모리아는 자신에게 그림자를 빼앗긴 사람을 배에 태워 안개에 둘러싸인 플로리안 트라이앵글에서 방황하게 만듭니다. 세간에서 떠도는 유령선의 전설도 여기에서 생겨난 것이지요. 그리고 이 약점은 그림자를 빼앗긴 루피, 조로, 상디가 역공을 펼칠 수 있는 빌미가 되어줍니다.

두 번째는 좀비에게 소금을 먹이면 모리아가 집어넣은 그림자가 다시 빠져나온다는 것입니다. 악마의 열매 능력자가 바다에 빠지면 힘을 쓸 수 없듯이, 바다의 힘을 간직한 소금을 좀비에게 먹이면 악마의 열매 능력에 의해 결합되어 있던 시체와 그림자가 분리되어 버리는 것이지요. 또한 이 방법으로 분리된 그림자는 아무나 통제할 수 있으며, 살아있는 사람의 몸 속에 집어넣을 수도 있습니다.(물론 모리아의 능력을 통한 것이 아니라서 지속 시간은 10분 정도로 제한적입니다.) 이 특성을 이용해서 로라 선장과 그 부하들은 루피에게 100명 분의 그림자를 넣어버렸고, 거대한 덩치로 변신한 나이트메어 루피는 오즈와 모리아를 쓰러뜨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상) 루피에게 해군 검사의 그림자를 집어넣자 순식간에 나무를 베어버리는 솜씨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 너무 웃겼어요.)
(하) 나이트메어 루피. 100명분의 그림자를 집어넣은 결과입니다.

모리아의 배는 세계 최대의 해적선으로 통하는 스릴러 바크입니다. 내부 선체와 외부 선체의 이중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싸우전드 써니 호보다 몇 갑절 큰 배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해자(垓子)로 구분되어 있어 중세의 성(Castle)을 연상시킵니다. 내부 선체 또한 도시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거대합니다. 이 곳에는 모리아의 저택(?)이 자리한 메인 마스트를 중심으로 호그바크의 저택과 기타 부속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울창한 숲이 둘러싸고 있지요. 외부 선체는 거대한 울타리 모양의 구조물이며, 보조 마스트와 입 모양의 출입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출입구는 선박이 드나들 수 있도록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하지요.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스릴러 바크가 웨스트 블루에서 만들어진 배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범선이 그랜드 라인으로 어떻게 들어왔을까요?

스릴러 바크는 지난 10년 동안 플로리안 트라이앵글(마의 삼각지대)에 은둔해 있었습니다. 안개로 둘러싸인 이 해역은 해마다 100척 이상의 배가 실종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이 실종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바로 모리아였던 것입니다. 그의 목적은 좀비 병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림자 확보였지요. 그러나, 모리아가 루피에게 패배하고 그림자를 잃은 좀비들이 쓰러지면서 스릴러 바크는 폐업해야만 하는 운명이 됩니다.

세계 최대의 해적선 스릴러 바크.
플로리안 트라이앵글(마의 삼각지대)에서 벌어진 실종사건의 진원지입니다.

그런데 모리아는 루피에게 당하기 이전에 또 다른 패배의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사황 중 한 명인 카이도우에게 일격을 당한 것이죠. 애니 350화에서 루피의 그림자를 손에 넣은 모리아가 “이 정도의 부하만 있었어도 신세계에서 카이도우에게 당하는 일은 없었을텐데.”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에서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앞에서 정리한 정보들을 종합해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10년 전, 모리아는 신세계에서 카이도우에게 패배한 이후 재도약을 준비하기 위해 스릴러 바크에 은둔합니다. 닥터 호그바크를 영입한 그는 강력한 좀비 군대를 양성하면서 점점 힘을 키워가지요. 마인이라 불렸던 최강의 전사 오즈의 시체를 찾아낸 모리아는 닥터 호그바크로 하여금 시체를 개조하게 한 다음, 그에 걸맞는 최강의 그림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때마침 현상금 3억 베리의 초신성 루피가 스릴러 바크로 유인되었고, 그는 루피의 그림자로 오즈를 깨우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밀짚모자 해적단을 너무 과소평가한 탓에, 그는 자멸의 길을 걷게 된 것이죠.

500년 전, 마인이라 불리던 전사 오즈.
해적왕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였습니다.

정상전쟁에서도 모리아는 칠무해의 명성이 부끄러울 정도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합니다. 쿠마와 도플라밍고에게 일격을 당한 오즈 Jr.에게 결정타를 먹이기는 했지만 그가 불러낸 좀비 병사들은 징베가 뿌린 바닷물 앞에서 그림자를 토해내야 했으며, 해병들의 그림자를 삼켜 파워업한 자신도 징베의 한 방에 나가떨어져 버렸지요.(상대가 너무 강했던 탓도 있습니다.)

루피에게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정부는 흰수염 해적단과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모리아를 제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상전쟁에서 드러난 모리아의 무기력한 모습 때문에 보다 영향력 있는 칠무해를 원하는 세계정부는 그가 칠무해에 잔류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도플라밍고로 하여금 모리아를 제거하도록 명령한 것이지요. 하지만 도플라밍고는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그가 살아있을 여지를 남겨두었습니다.(앞에서도 말했지만 모리아가 도플라밍고와 손을 잡았을지도…)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