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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IECE/심층분석

[원피스] 그랜드 라인의 3대 세력-⑵ 칠무해 上

에이스 체포~정상전쟁 직전의 시기에 칠무해를 구성하던 7인의 해적.
뒷줄 왼쪽부터 겟코 모리아, 바솔로뮤 쿠마,
 징베, 마샬 D. 티치(일명 검은수염),
보아 핸콕, 돈키호테 도플라밍고, 쥬라큘 미호크.

칠무해란 무엇인가?

칠무해(七武海)는 세계정부의 공인을 받은 7명의 해적을 말합니다. 해군본부, 사황과 함께 그랜드 라인의 3대 세력을 이루고 있지요. 멤버들은 모두 그랜드 라인에서 악명을 떨치는 실력자이면서 과거에는 상당한 액수의 현상금이 걸린 수배자들이었습니다. 과거 현상금이 '0'인 검은 수염은 이점에서 예외지만 대신 에이스라는 거물을 잡아 세계정부에 바침으로써 칠무해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칠무해는 세계정부의 명령을 받드는 조직으로 해군본부와 동등한 위치에 있습니다. 세계정부라는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한식구라는 말이지요. 따라서 해적임에도 불구하고 크로커다일처럼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에는 해군의 추적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거기에 다른 해적이나 세계정부 비가맹국에 대한 약탈 행위까지도 허가 받고 있지요. 높은 지위를 누리면서 해군의 비호를 받고 합법적인 약탈행위까지 가능한, 해적에게는 꿈과 같은 자리가 바로 칠무해인 것입니다. 반면에 약탈 행위에 따른 수입의 일부를 세계정부에 바쳐야 하는 의무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칠무해 중 하나인 도플라밍고의 휴먼샵.
세계정부의 묵인 하에 노예 거래가 성행하는 곳입니다.

칠무해는 왜 필요한가?

세계정부의 무력수단인 해군은 그랜드 라인과 4개의 바다에 흩어져 있지만, 모든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해적들을 단속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해군의 정예부대는 전세계의 해적들이 몰려드는 그랜드 라인에 집중되어 있지요. 그렇다고 해군이 그랜드 라인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랜드 라인의 후반부인 신세계에서 사황을 비롯한 최강 해적들이 군림하고 있는 점만 봐도 그렇지요. 따라서 세계정부의 입장에서는 해군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메워줄 세력이 필요한데 이들이 바로 칠무해인 것입니다. 강력한 해적들에게 특권을 부여하고 다른 해적들을 제압하는데 동원하는 것, 바로 이이제이(以夷制夷)인 것이지요.

칠무해는 해적이나 세계정부 비가맹국의 국민들에게 두려운 존재인 반면, 각자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대체로 영웅으로 통합니다. 그 지역에 해적이 출몰하면 바로 소탕에 나서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예가 알라바스타에서 활동하던 크로커다일입니다. 그는 왕실 군대보다 한 발 앞서 해적 소탕에 나서면서 알라바스타 국민들에게 평화의 수호신으로 비춰졌습니다. 하지만 민중의 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세계정부에 도전한 죄로 칠무해에서 제명되었지요.

알라바스타의 영웅으로 통하던 크로커다일.
그러나 칠무해의 이름 뒤에 거대한 야심을 감추고 있었습니다.

비슷한 예로 아마존 릴리의 여제 보아 핸콕도 있습니다. 아마존 릴리는 쿠자 해적단의 근거지이면서 해적을 생업으로 하는 곳이라, 나라 전체를 하나의 해적단으로 볼 수 있는 '해적 국가'입니다.(황제가 해적단의 선장을 맡고 있으니 말 다했죠.) 때문에 해군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쓸어버려야 하는 곳이지요. 더구나 캄 벨트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도 닥터 베가펑크의 과학력을 가진 해군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쿠자 해적단을 경계한 세계정부가 핸콕에게 칠무해 가입을 권유하자, 해군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를 수락한 것입니다. 칠무해가 다스리는 나라는 해적 국가라 할지라도 해군이 어쩌지 못하니까요. 크로커다일이 해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척했던 칠무해였다면, 핸콕은 해군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칠무해인 것이죠.

그렇다면 칠무해는 세계정부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개인가? 세계정부의 입장에서는 애석하겠지만 '아니다'가 정답입니다. 세계정부가 중대한 안건으로 칠무해를 소집하면 해군의 수뇌부도 함께 성지 마리조아로 불려옵니다. 그런데 그 때마다 해군은 칠무해와의 의사소통에 상당히 애를 먹지요. 그들은 원래 해적이었던 사람들이라 세계정부와 해군의 말에 콧방귀만 뀌는 버릇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크로커다일의 후임 선정 문제로 칠무해를 소집했을 때를 보면 6명 가운데 고작 3명만 모였지요. 미호크 도착 전, 두 명만 모인 상태에서도 센코쿠 원수가 예상보다 많이 참석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말을 안듣는 모양입니다. 자신들에게 부여되는 특권은 200% 챙기지만 의무는 잘 이행하지 않는 습성을 가진 통제불능의 괴물들인 것이지요.

그런데 에이스의 공개처형을 앞두고 흰 수염 해적단과의 일전을 대비한 소집 명령에는 전원이 응합니다.(징베도 꽃단장한 채 임펠다운에 수감된 것을 보면 소집에는 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는 해군 수뇌부 앞에서 대놓고 전쟁에 반대하다 수감된 것이겠지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안가면 칠무해의 칭호가 박탈되거든요. 그러니 막상 흰 수염 해적단과 전투가 벌어지면 그들이 최선을 다해 싸울지는 상당히 의심스럽습니다.(벌금이 무서워 훈련에 참여하지만 태도는 영~ 불량한 예비군들처럼요. 저를 포함해서... ㅋㅋ)

칠무해의 모델 프라이버티어

프라이버티어(privateer)는 전시에 교전국의 선박을 나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은 민간 소유의 무장 선박 또는 그 선박의 선장, 선원을 의미합니다. 한자로는 사나포선(私拿捕船) 또는 사략선(私掠船)이라고 하지요. 이들은 정부로부터 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 나포한 선박의 화물을 분배 받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칠무해의 설정과 비슷한 측면이지요.

프라이버티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나라는 영국이었습니다. 16세기에는 에스파냐와, 17세기에는 프랑스와 경쟁하면서 이들을 해상 수송로 봉쇄와 경쟁국의 식민지 약탈에 적극 활용했지요. 대표적인 인물로는 프랜시스 드레이크, 존 호킨스, 윌리엄 키드, 헨리 모건 등이 있습니다.(모두 원피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네요.) 특히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엘리자베스 1세의 후원을 받아 국가적인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며, 정규군 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에스파냐 무적함대 격파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넬슨에 버금가는 영국의 영웅 프랜시스 드레이크.(사진 출처: 위키백과)

숱한 영웅담과 보물섬에 얽힌 전설을 만들어낸 프라이버티어는 영국의 해상 무역을 번성하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지만, 무차별적인 약탈 행위를 일삼아 해적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윌리엄 키드 같은 인물은 체포되어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지요.(윌리엄 키드의 처형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결국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이 준 열사께서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참석하려다 일본의 동맹국이던 영국의 방해로 실패했던 바로 그 회의입니다.)에서 맺어진 금지 협약을 계기로 프라이버티어의 활약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칠무해의 멤버는?

칠무해는 7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있지만, 원피스 시작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는 미호크, 쿠마, 도플라밍고, 핸콕 4명에 불과합니다. 크로커다일은 알라바스타 반란 사건으로 제명, 그 뒤를 이은 검은수염은 임펠다운 침입을 목적으로 칠무해의 지위를 이용한 뒤 탈퇴, 징베 또한 정상전쟁에서 흰수염의 편에 서기 위해 탈퇴, 켓코 모리아는 정상전쟁에서 전사처리 되었습니다.(진짜 죽었는지는 아직 불확실) 그럼 지금부터 칠무해에 한 번이라도 이름을 올렸던 이들의 면모를 살펴볼까요?

1. 쥬라큘 미호크

날카로운 눈매와 황금빛 눈동자의 외모로 인해 '매의 눈'이라 불리는 사나이입니다. 흑도 요루를 다스리는 세계 최강의 검사이기도 하지요. 한 때 샹크스와 생사를 건 대결을 벌였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그의 일상은 만만한 상대가 없어 굉장히 지루해 보였습니다.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온 돈 클리크의 해적함대를 쓸어버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심심풀이'라고 대답할 정도니까요.

(좌) 미호크의 흑도 요루. 세계에 12자루뿐인 최상명검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 미호크가 애용하는 관선(棺船: 시신을 넣는 관 모양의 배). 십자가 모양의 마스트와 음산한 빛을 내는 초를 달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요. 솔직히 이렇게 작은 배로 그랜드 라인을 어떻게 돌아다니는건지 모르겠습니다.(혹시 폭풍우가 불어닥치면 관으로 변신? ㅋ)

그러나 이스트 블루로 도주한 돈 클리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겁없이 도전하는 롤로노아 조로의 패기(사전적 의미)에 반하고, 해적왕을 꿈꾸는 루피의 야망에 또 한번 반하면서 밀짚모자 해적단에게 굉장한 흥미를 갖게 됩니다. 칠무해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정부의 호출에 콧방귀만 뀌고 살다가 밀짚모자 해적단과 관련된 안건으로 소집령을 내리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낼 정도였지요. 밀짚모자 해적단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갈수록 실력이 늘어가는 롤로노아 조로가 자신에게 재도전할 날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미호크가 등장했던 장면들을 살펴봅시다.

⑴ 최강 검호의 첫등장! 돈 클리크의 해적함대를 전멸시킨 미호크

자칭 이스트 블루의 패자인 해적제독 돈 클리크! 그는 50척의 함대를 이끌고 의기양양하게 그랜드 라인으로 진입합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사나이에게 함대가 전멸당하는 거짓말 같은 일을 당하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미호크였습니다. 해적함대 총대장 깅의 회상을 통해 그 사건을 되짚어 볼까요?

그랜드 라인에 들어간지 7일째.

그 바다에서 일어난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아직까지도 머리 속에서 정리가 안돼.

믿을 수가 없어.
단 한 명의 남자에게
50척의 함대가 전멸당하다니…

그 일은 느닷없이 일어났지.
그 남자는 기척도 없이 나타나서는
함대의 배를 차례로 침몰시키고 있었어.

폭풍우가 불지 않았다면

우리들의 본선(本船)도 완전히 당했을 거다.

(돈 클리크의 배가 그랜드 라인을 빠져나온 방법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캄 벨트를 어떻게 통과했냐는 것이죠. 하지만 고잉 메리 호가 맑은 날씨에서도 강한 바람에 떠밀려 캄 벨트로 들어가버리는 장면이나, 캄 벨트에 위치한 아마존 릴리에 간혹 난파선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면 강한 폭풍우 속에서 요행히 캄 벨트를 통과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돈 클리크의 불행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뒤를 쫓아 이스트 블루에 나타난 미호크가 돈 클리크의 본선인 거대 갈레온선을 깔끔하게 세 동강 내버렸기 때문이지요. 세계 최강 검호의 실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미호크에 의해 침몰하는 돈 클리크의 거대 갈레온선.
 비슷한 장면을 샤봉디 제도에서 조로가 보여주었습니다.
(머리를 조아리고 미호크 밑으로 들어간지 2년 만에~ 조로야, 성공했구나!)

⑵ 최강의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겠다! 조로 vs 미호크

갑작스런 미호크의 등장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던 사나이 조로! 그는 세계 최강의 검호에게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조롱뿐이었습니다. 네 개의 바다 중 가장 약한 바다 이스트 블루의 검사를 얕잡아본 미호크가 손가락만한 검을 꺼내어 조로를 상대한 것이지요. 화가 난 조로는 삼도류로 전력을 다해 덤비지만, 그의 모든 공격이 미호크의 작은 검에 차단되어 버립니다.

미호크는 조로의 공격을 가볍게 막고, 역공을 펼칩니다.

그러나 현격한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조로의 기백이 마음에 든 미호크는 검사로서의 예의를 발휘하여 흑도 요루를 뽑아들지요. 결국 대결은 미호크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조로는 "등의 상처는 검사의 수치다."라며 미호크를 향해 두 팔을 벌립니다. 조로를 죽이기 아까웠던 미호크는 그의 가슴에 요루의 흔적을 남기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네 녀석이 죽기엔 아직 이르다.
내 이름은 쥬라큘 미호크! 자신을 알고 세계를 알고 강해져라.
난 앞으로 몇 달, 몇 년이라도 이 최강의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겠다.
이 검을 뛰어넘어 봐라! 이 나를 뛰어넘어 봐라! 롤로노아 조로!!"

이에 대한 화답으로 루피에게 보낸 조로의 각오 또한 일품이었지요.

"루... 루피, 들려? 불안하게 만들었냐?
내가 세계 최강의 검사가 되지 않으면 네가 곤란하겠지?
난... 난 이제 두 번 다시 지지 않을테니까,
저 녀석한테 이겨서 대검호가 되는 날까지, 더 이상 절대로 지지 않는다!
불만 있냐? ... 해적왕!"

⑶ 네가 예전에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지. 샹크스를 찾아간 미호크!

돈 클리크와 아론을 차례로 꺾고 이스트 블루를 재패한 밀짚모자 해적단! 선장 루피의 목에는 3,000만 베리라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리고, 그의 얼굴을 실은 수배서는 전세계로 퍼져갑니다. 바라티에에서의 만남 이후 밀짚모자 해적단을 주목하고 있던 미호크는 오래 전부터 알던 친구(?) 샹크스를 찾아가 루피의 수배서를 보여주지요. 예전에 샹크스가 자신에게 해줬던 '어느 조그만 마을의 재미있는 꼬마 이야기'의 주인공이 루피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루피의 수배서를 보여주기 위해 샹크스를 찾아간 미호크.
살벌했던 분위기가 수배서 덕분에 순식간에 화기애애하게 바뀝니다.
칠무해와 사황의 멤버들을 팬으로 두다니 밀짚모자 해적단도 대단해요~

⑷ 그 애송이들이 세계정부를 모이게 한 것인가...

알라바스타를 차지하고 고대병기를 부활시켜 세계정부에 도전하려던 크로커다일의 계획은 밀짚모자 해적단에 의해 분쇄됩니다. 반역을 저지른 크로커다일은 칠무해에서 제명되고 임펠다운에 수감되지요. 이 때문에 생긴 빈 자리에 누구를 앉힐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해군본부와 칠무해가 마리조아로 소집됩니다. 세계정부의 명령을 씹는 일이 다반사인 칠무해는 몇 명이나 참석할지조차 염려되는 상황~

바솔로뮤 쿠마와 돈키호테 도플라밍고가 마리조아 대회의실에 들어서고 더 이상 올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 센코쿠 원수는 회의를 시작합니다. 센코쿠와 도플라밍고 사이에 조소 섞인 대화가 오가는 사이 모습을 드러내는 미호크! 도플라밍고가 "가장 의외의 인물이 납셨군."이라며 비아냥거릴 정도로 그의 등장은 뜻밖이었습니다. 미호크는 밀짚모자 해적단에 대한 관심 때문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회의를 지켜보기만 하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복도에서부터 발자국 소리를 울리며 당당하게 등장하는 미호크.

⑸ 세계정부 vs 흰수염 해적단의 전쟁! 칠무해 소집령

에이스 공개 처형 결정으로 인해 불가피해진 세계정부 vs 흰수염 해적단의 전쟁! 해군의 정예부대들이 속속 마린포드에 도착하는 가운데 칠무해에도 동원령이 떨어집니다. 저마다 다른 이해타산 속에 해적들은 하나 둘 모여들고… 미호크도 정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상전쟁에 대비해 마린포드에 소집된 칠무해.

⑹ 마린포드에서의 결전!

흰수염 해적단이 코팅된 해적선으로 마린포드에 깜짝 부상하자 허를 찔린 해군본부는 잠시 혼란에 빠집니다. 그 여세를 몰아 흰수염은 흔들흔들 열매의 능력으로 강력한 해일을 일으켜 해군본부를 쓸어버리려 하지만, 아오키지가 얼음얼음 열매의 능력으로 그 해일을 얼려버리고, 흰수염을 공격하지요.

 뒤이은 공격은 뜻밖에도 미호크에게서 나왔습니다. 그의 움직임을 눈치채고는 “뭐냐. 싸울 참이냐, 너?”라고 묻는 도플라밍고에게  “가늠해보는 것 뿐이다. 가까이 보이는 저 남자와 우리의 진정한 거리를”이라는 말을 남기고 흰수염을 향해 거대한 참격을 날립니다. 세계 최강의 검호라는 명예로는 모자란 걸까요? 의외로 미호크에게도 세계 최강의 사나이라 불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 봅니다.

미호크가 흰수염을 향해 날린 참격. 죠즈의 능력에 의해 차단됩니다.

이후 루피가 마린포드에 등장하고 에이스를 구하기 위해 사형대로 질주하지만, 그의 앞길을 미호크가 막아섭니다. “미안하다, 붉은 머리. 이 힘에 망설임은 없다. 자, 운명이여. 차세대에 점지 받은 저 목숨, 여기까지인가, 아니면 이 흑도에게서 어떻게 도망칠텐가?”라는 말과 함께… 루피는 기어 2nd로 미호크를 회피하고, 미호크에게 원한(?)을 가진 듯한 오카마 둘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그들을 단칼에 날려버리며 미호크는 이런 말을 남기지요. “벌레 녀석 따위… 일일지 기억하고 있지 않다.”(이 양반 대사는 왜 이렇게 하나같이 근사할까요?)

미호크는 멀리 달아나버린 루피를 찾아내어 거대한 참격을 날립니다. 루피는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치명상은 피하지요. 그리고 징베, 버기, 비스타(흰수염 해적단 5번대 대장)의 도움으로 루피는 미호크의 공격에서 벗어납니다.(이 전쟁에서 미호크는 루피의 가장 거대한 힘이 무엇인지를 깨닫습니다. 악마의 열매 능력이나 기술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힘이었던 것이지요. 이 힘이 신세계를 헤쳐나가는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지 미호크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미호크가 루피를 향해 날린 거대한 참격.

※참고로 이 때부터 미호크의 일본 성우가 바꾸었습니다. 처음부터 미호크 역을 맡아오던 아오노 타케시 씨가 병으로 입원했기 때문이라는군요.(무려 1936년생이십니다.) 새로운 목소리 덕분에 미호크가 더 진지해져버린 것 같습니다.ㅋㅋ

⑺ 미호크에게 얹혀 사는 두 사람

쿠마에 의해 조로와 페로나가 날아가버린 곳은 쿠라이가나 섬에 위치한 싯케아루 왕국의 한 고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임자 없는 빈 집이라고 생각했던 이 고성에 수 년 전부터 살고 있는 있물이 있었으니… 바로 미호크였습니다. 조로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그였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황당할 수 밖에 없었겠죠? 정상전쟁에 호출되는 바람에 마린포드까지 달려가서 칼싸움 좀 하고 왔더니, 집에는 세계 최고의 검사가 되기 위해 자기와 맞짱을 뜨겠다는 사내와 웬 수다쟁이 아가씨가 있더라~ 이겁니다.ㅋ

미호크로부터 루피의 소식을 전해들은 조로는 곧장 루피에게 가려하지만, 개코원숭이들이 그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섬에서 포악해질대로 포악해진 그들은 섬 밖으로 나가려는 조로를 계속 방해하지요. 하지만 신문을 통해 루피의 메세지 “3D2Y”를 접한 조로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는지 개코원숭이들을 모조리 처치하고, 미호크에게 스승이 되어줄 것을 간청합니다. 미호크 이 양반도 조로에게 검술을 가르쳐 주겠다네요. 나중에 자기에게 도전할 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ㅋ

미호크에게 검술을 사사(師事)하기 위해 무릎꿇은 조로.
"네 녀석 같은 사내가 프라이드를 접는 것은 반드시 누군가를 위해서이기 때문이지."
라며 조로의 속내를 눈치챕니다.

2. 크로커다일

크로커다일은 칠무해가 가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람입니다. 해적으로부터 알라바스타 왕국을 수호하는 영웅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민중의 반란을 배후에서 조종하여 나라를 빼앗으려한 악당이기도 했으니까요. 거대한 야망을 감추기 위해 칠무해의 이름을 이용했던 그의 최종 목표는 알라바스타 왕국에서 잠자고 있는 고대병기 플루톤을 찾아내어 세계정부에 도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유토피아 작전으로 이름 붙여진 그의 야망은 반란군이 수도 아르바나로 진격하고 니코 로빈이 플루톤의 소재가 담긴 포네그리프를 찾아내면서 거의 이루어지는 듯했지만 니코 로빈의 배신과 페루의 희생, 그리고 밀짚모자 해적단의 대활약으로 물거품이 됩니다. 또한 루피와의 대결에서 패하고 해군에 구속된 크로커다일은 세계정부에 대한 반역을 꾸민 죄로 칠무해의 칭호를 박탈당한 뒤 임펠다운에 갖히는 몸이 됩니다.

칠무해가 크로커다일의 표면적인 지위에 불과했던 반면, 바로크웍스의 사장 자리는 그의 실제적인 지위였습니다. 고대병기라는 최강의 군사력을 손에 넣기 위해 알라바스타 침탈을 계획한 크로커다일은 이의 실행을 위해 바로크웍스를 설립하고, 수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였습니다.(이스트 블루에서 현상금 사냥꾼으로 이름을 날리던 조로도 Mr.7에게서 스카웃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요. 보스 자리를 요구한 조로는 Mr.7이 덤비자 끝장내버렸습니다.) 거대한 계획은 실행 가능한 세부 작전으로 나뉘어 사원과 간부들에게 주어졌고, 실패는 곧 죽음을 의미했기에 이들은 동분서주하면서 작전을 성공시켜야만 했습니다. 물론 성공하면 승진과 포상이라는 당근이 주어졌지요. 또한 알라바스타 침탈이라는 최종 목표는 사장의 정체와 함께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에, 조각조각으로 나뉜 임무만을 수행했던 사원과 에이전트(간부)들은 작전의 전체적인 윤곽을 짐작할 수도 없었습니다.

유토피아 작전을 위한 최종 회의.
이전까지 에이전트들은 그들의 사장이 누구인지조차 몰랐습니다.

크로커다일은 자연계인 모래모래 열매의 능력자입니다. 사막에 특화된 그의 능력은 모래를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어서 유사(流沙)와 모래폭풍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지요. 또한 오른손으로 수분을 빨아들일 수 있어서 사람의 몸을 순식간에 미이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고, 대지를 풍화시켜 모래로 바꿔버릴 수도 있습니다. 다른 자연계 능력자들의 몸이 해당 자연물로 바뀌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모래로 바꿔버릴 수도 있지요. 그런데 이 열매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물에 젖은 모래가 잘 뭉쳐지는 것처럼, 그의 몸에 물이 묻으면 모래로 변할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이 약점은 루피와의 대결에서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합니다.

모래모래 열매의 능력.
(상) 유사와 모래폭풍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고,
(중) 순식간에 수분을 흡수해버릴 수도 있으며,
(하) 대지를 모래로 바꿔버리기도 합니다.

알라바스타 왕국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졌던 사나이 크로커다일! 그는 루피에게 패배한 최초의 칠무해였습니다. 해군에게 잡힌 이후 만화의 표지 그림에서만 잠시 등장했던 그는 최근 다시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끌고 있지요. 그럼 크로커다일과 루피의 인연을 한 번 살펴볼까요?

⑴ 3,000만 베리 vs 8,100만 베리

루피 vs 크로커다일 제1라운드 (애니 110화)

레인베이스에서 아르바나로 이동하려는 밀짚모자 해적단을 크로커다일의 갈고리 손이 덮칩니다. 순식간에 비비를 납치해가는 크로커다일! 이 때, 루피가 비비를 구하고 대신 잡혀갑니다. 그리고 칠무해를 상대로 한 루피의 첫 번째 싸움이 시작되지요.(물론 함께 도망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면 크로커다일이 다시 추격해 왔겠죠. 그리고 단순한 루피의 목표는 크로커다일을 무찌르는 것이었기에 일부러 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루피는 처음 만나는 상대와 싸울 때 충분히 탐색해보지 않고 바로 돌진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삽질도 많지요.(물론 이 때문에 더 재미있기도 하지만...ㅋ) 크로커다일과 싸울 때도 그랬습니다. 자연계인 모래모래 열매의 능력 앞에서 고무고무 열매의 능력은 너무나 무기력했지요. 루피가 날리는 모든 타격은 모래로 변한 크로커다일에게 아무런 데미지를 주지 못했고, 크로커다일의 다양한 기술에 이리저리 도망만 다녀야 했습니다. 결국, 크로커다일의 갈고리 손이 루피의 몸을 뚫어버리는 것으로 대결은 끝났습니다. 그러나 다음 대결을 예고하는 장면이 있었지요. 루피가 목에 걸고 있던 물통이 부서지면서 크로커다일의 팔에 물이 묻자 루피의 손이 그를 힘껏 붙잡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통을 느낀 크로커다일은 모래로 변하지 못하고 루피를 던져버리기만 했지요. 모래모래 열매의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루피 vs 크로커다일 제2라운드 (애니 122화)

니코 로빈과 페루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난 루피! 크로커다일이 비비를 궁전 앞 광장으로 추락시키는 순간, 극적으로 나타나 그녀를 구합니다. 그리고, 모두의 기대를 등에 업고 크로커다일이 있는 곳으로 향하지요. 이번에는 크로커다일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던 예전의 모습과 확연히 다릅니다. 루피가 날린 펀치가 크로커다일의 안면에 제대로 꽂힌 것이죠. 비결은 바로 물! 죽음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모래모래 열매의 약점을 꿰뚫은 루피는 커다란 물통을 등에 지고 나타난 것입니다. 루피가 몸에 물을 뿌리자 모든 공격이 크로커다일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갑니다.

그러나 루피의 변신에 당하고만 있을 크로커다일이 아닙니다. 모래폭풍을 일으켜 물통을 날려버리려 하지요. 간신히 물통을 붙잡은 루피는 아예 물을 통째로 마셔서 '물 루피'로 변신합니다.(크로커다일의 갈고리 손에 당한 상처에서 물이 새는 장면 정말 참신했어요...ㅋㅋ) '물물의 피스톨'로 반격하는 루피에게 제대로 짜증나신 크로커다일은 '그라운드 세코'와 '그라운드 데쓰'를 써서 지면을 통째로 사막으로 바꿔 버립니다. 그리고 당황하는 루피에게서 모든 수분을 뺏어 미이라로 만들어 버리지요.

두 번째 대결도 루피의 패배. 하지만 운 좋게도 '물물의 피스톨'로 발사했던 물이 되돌아 오면서 겨우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세 번째 대결을 위해 루피는 크로커다일이 향한 장제전(왕가의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루피 vs 크로커다일 제3라운드 (애니 124, 126화)

크로커다일을 뒤쫓던 루피는 쓰러져 잠들어 버립니다. 한참 후 깨어난 루피는 체력을 회복하고 크로커다일이 사라진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그 때 눈앞에 나타난 비밀 계단! 크로커다일을 놓쳤던 루피는 그 계단으로 들어갑니다. 이유는? 그냥 악어 같아서… 아니나 다를까 열심히 달린 끝에 루피는 크로커다일과 다시 만납니다.

루피의 끈질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크로커다일! 그는 물통도 없는 루피의 모습에 잠시 방심하다 또 얻어 맞습니다. 이번에는 루피의 손에 묻은 피가 모래를 뭉쳐버린 것이군요. 궁지에 몰린 크로커다일은 갈고리 손에 감춰진 독으로 반격합니다. 루피의 다리에 잠시 스쳤던 그의 갈고리 손은 루피의 반격으로 부러져 버립니다.

서서히 독에 중독되어가는 루피! 하지만 크로커다일을 끝내기 위해 최후의 일격 '고무고무 스톰'을 날립니다. 이에 크로커다일은 '사막의 금강보도'로 반격하지요. 하지만 루피의 무지막지한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두꺼운 암반을 뚫으면서 지상으로 날아가 버립니다. 세 번의 대결 끝에 드디어 루피가 승리하는 순간이었지요. 최종 대결 장면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이 깔리면서 장엄한 느낌마저 주었습니다.

⑵ 나 아직 안죽었어! 임펠다운을 휘젓는 크로커다일

마젤란의 독에 중독되었던 루피는 이나즈마와 이반코프의 도움을 받아 죽음 직전의 위기에서 벗어나고, 그들과 함께 에이스를 구출하기 위해 레벨6로 향합니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에이스를 놓쳐버린 루피!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마젤란의 작전에 의해 레벨6에 고립됩니다. 그런데 이 레벨6에는 크로커다일도 수감되어 있었지요.

그는 루피 일행의 대화를 통해 정상전쟁 소식을 접하고는 흰수염에게 원한이 있었는지 탈출을 돕겠다고 나섭니다. 이미 알라바스타에서 크로커다일의 악행을 경험한 루피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상당히 전력이 될 것이라며 이반코프가 설득합니다. 더군다나 크로커다일이 루키로 불리던 시절부터 그를 알던 이반코프는 크로커다일의 약점을 하나 잡고 있어 배신의 염려도 적을 듯 하네요.

임펠다운에 갖혀 있던 크로커다일.

이나즈마의 능력으로 쇠사슬로부터 해방된 크로커다일은 루피 일행과 함께 레벨6에서 벗어나 임펠다운의 출입구를 향해 돌진합니다. 어디에서 줏어다 입었는지 죄수복에서 특유의 모피 코트로 변신한 그는 악마의 열매 능력을 십분 발휘, 벽과 문을 차례로 뚫어버리고 통로를 만들어 나갑니다.(아군이 되니 든든하기까지 한 놈이군요. ㅡㅡ)

이후 크로커다일은 루피와 함께 마린포드에 나타납니다.(두 사람의 과거지사를 알고 있던 스모커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지요.) 크로커다일은 흰수염을 발견하자마자 다짜고짜 덤벼들지만, 루피가 그의 공격을 막아섭니다. 에이스가 좋아하는 사람이니 건드리지 말라네요~ 하지만 약속했던 대로 임펠다운에서 탈출하는 걸 성심성의껏 도와준데다, 옆에 이반코프도 없으니 루피의 말을 고분고분 들을 크로커다일이 아닙니다.(더군다나 과거에 흰수염에게 한 번 도전했다가 깨진 전력이 있군요.)

흰수염 해적단의 해적들을 하나 둘씩 날려버리면서 흰수염에게 다가가지만… 이번에는 그의 앞에 도플라밍고가 나타나 동업을 제안하는군요. 루피에게 패하고 임펠다운에 투옥되었던 몸이지만 한 때 칠무해였다는 자존심은 여전히 하늘을 찌르는 크로커다일, 도플라밍고의 동업제안을 단번에 거절하고는 모래폭풍으로 날려버립니다.

그러고는 뜻밖의 순간에 엉뚱한 곳에서 크로커다일이 나타납니다. 센코쿠가 예정 시간을 앞당겨 에이스의 처형을 집행하자 갑자기 사형대에 등장해서 집행을 방해한 것이지요. 흰수염만 바라보던 그가 사형대에 나타난 이유는? “해군이 기뻐하는 꼴을 보기 싫어서…”라는 군요.ㅋㅋ 어쨌든 이 때부터 크로커다일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흰수염의 편에 서게됩니다.(참 종잡을 수 없는 사내구만요.ㅎㅎ)

이제 정상전쟁은 끝났고, 크로커다일은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Mr.1이라 불렸던 다즈 보네스와 함께 어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까요?(그런데 전쟁이 끝나도록 밝혀지지 않은 점이 하나 있는데… 과연 이반코프만이 알고 있는 크로커다일의 약점은 뭘까요?)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