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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PIECE/심층분석

[원피스] 그래드 라인에 대하여

밀짚모자 해적단이 여러 가지 모험을 겪는 곳은 그랜드 라인(Grand Line, 별칭은 위대한 항로)이라 불리는 바다입니다.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마의 바다' 또는 '해적들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지요. 지금부터 이 곳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랜드 라인이란?

원피스 속의 세계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구처럼 바다도 있고, 육지도 있지요. 이 행성의 표면은 두 개의 경계에 의해 네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두 개의 경계는 그랜드 라인이라는 바다와 레드 라인(Red Line)이라는 대륙이며, 네 개의 영역은 각각 이스트 블루(East Blue), 웨스트 블루(West Blue), 사우스 블루(South Blue), 노스 블루(North Blue)로 이름 붙여진 대양입니다. 아래의 지도에서 적도와 일치하는 푸른색 띠 모양의 바다가 그랜드 라인, 자오선과 일치하는 황토빛 대륙이 레드 라인입니다. 또한 그랜드 라인 위, 아래의 하얀 띠는 캄 벨트(Calm Belt)라 불리는 바다입니다.

그랜드 라인과 레드 라인은 빨간 원과 파란 원, 두 지점에서 교차합니다. 빨간 원에는 그랜드 라인으로 진입하는 통로인 '리버스 마운틴'이, 파란 원에는 세계정부의 근거지인 성지 '마리 조아'와 해군본부가 위치한 '마린 포드'가 있습니다.(해군본부 vs 흰수염 해적단의 전쟁 이후 해군본부는 레드 라인 반대편으로 이전했습니다.) 리버스 마운틴에서부터 동쪽으로 그랜드 라인을 반바퀴를 돌면 마리 조아가 나타나고, 다시 반바퀴를 돌면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지요.

마리 조아의 동쪽 해안에서부터 시작되는 그랜드 라인의 후반부를 '신세계'라고 부릅니다. 이 곳은 세계 최강의 해적들인 '사황(四皇)'이 황제처럼 군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요. 또한 위의 지도에서 리버스 마운틴 좌측의 녹색 점은 그랜드 라인의 마지막 섬 '라프텔'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입니다.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가는 방법

그랜드 라인은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보통 범선으로는 항해가 불가능한 캄 벨트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지요. 캄 벨트는 바람이나 해류가 전혀 없으며 거대 생물인 해왕류의 소굴이어서 항해중인 선박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1. 일반적인 방법

해적선이나 보통 선박이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랜드 라인과 레드 라인의 교차점에 위치한 리버스 마운틴을 지나야 합니다. 이 곳에 그랜드 라인으로 통하는 운하가 있기 때문이지요. 운하의 입구는 리버스 마운틴과 네 개 바다가 만나는 곳마다 하나씩, 총 네 곳이 있습니다. 각 입구는 운하를 따라 리버스 마운틴의 정상으로 연결되며, 정상에서 그랜드 라인으로 가는 출구는 한 곳 뿐입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네 개의 바다로부터 운하로 흘러들어온 바닷물은 리버스 마운틴의 정상에서 모인 다음, 그랜드 라인을 향해 흘러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운하로 들어온 배의 이동 경로도 마찬가지지요.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이 이스트 블루에서 운하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화살표는 해류의 흐름.)

그럼 배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야 된다고? 맞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네 개의 바다에서 리버스 마운틴을 향해 흐르는 해류의 흐름이 상상외로 강력하기 때문이지요. 이 해류가 리버스 마운틴에 부딪치면 대부분 심해로 가라앉아 버리지만 일부는 운하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리버스 마운틴의 정상으로 모이고, 다시 그랜드 라인으로 향하는 운하를 따라 내려오게 됩니다. 배가 이 흐름을 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주면 바람 없이도 그랜드 라인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운하 입구에서의 해류 흐름(좌)과 리버스 마운틴의 정상(우)

하지만 배를 리버스 마운틴의 운하로 진입시키는 과정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높은 벽처럼 서 있는 레드 라인으로 인해 그 주변에는 항상 낮은 구름이 끼어 있고, 그 속에서 폭이 좁은 운하를 육안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해류로 인해 배의 방향전환이 어려운 것도 한 이유지요. 운하의 입구를 찾아내서 그 곳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배는 레드 라인에 부딪쳐 산산조각 나버리기에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가려는 배의 절반은 리버스 마운틴에서 침몰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2. 해군의 방법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해군이 그랜드 라인으로 들어갈 때매다 리버스 마운틴을 통과해야 한다면 시간적, 인적, 물적 손실이 엄청날 것입니다. 때문에 해군 최고의 과학자인 Dr. 베가방크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해냈지요. 바로 군함의 바닥에 '해루석'을 부착하고 캄 벨트를 직접 통과하는 것입니다. 해루석은 바다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돌이기에 이를 부착한 군함이 캄 벨트를 통과해도 해왕류는 군함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군함은 안전하게 그랜드 라인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바람이 없는 캄 벨트에서 군함의 추진 동력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3. 보아 핸콕의 방법

해군의 방법 외에 칠무해의 홍일점인 '보아 핸콕'이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캄 벨트에 위치한 여인섬의 여제인 그녀는 거대한 바다뱀이 끄는 배 '유다'로 캄 벨트를 통과하지요. 이 배로는 해왕류의 시선을 피할 수 없기에 이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 지역으로 항해한다고 합니다.

쿠자 해적단의 해적선. 바다뱀 유다 덕분에 바람이 없는 캄벨트에서도 기동할 수 있습니다.

애니 스탭들의 실수

애니 제315화에 등장했던 리버스 마운틴 주변의 지도입니다. 그런데 리버스 마운틴으로 향하는 입구의 위치가 이상합니다. 네 군데 모두 캄 벨트에 있네요. 보통 선박이 캄 벨트로 진입해버리면 움직일 수도 없고 해왕류의 밥이 되기 쉽상인데 어쩌라는 것인지? 입구를 남북으로 조금씩 옮겨서 캄 벨트를 벗어나게 해야 정상입니다. 애니 스텝분들도 원피스에 대해 좀 더 열공할 필요가 있겠네요.ㅋ

그랜드 라인에서의 항해 방법

단 하나의 상식도 통하지 않는 바다 그랜드 라인! 역시나 이 바다는 나침반도 통하지 않습니다. 그랜드 라인에 흩어져 있는 섬에는 특이 광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행성 전체를 감싸는 자기장(지자기, 地磁氣)이 헝클어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섬마다 고유한 자기가 존재하며, 각 섬의 자기는 일정한 법칙에 의해 서로 이끌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두 섬이 끌어당기는 자기를 기록하면 현재 있는 섬에서 다음 섬으로의 항해가 가능해지지요.(역방향은 불가능합니다.) 각 섬을 연결하는 자기는 리버스 마운틴에서 시작되며, 일곱 가지의 경로로 나뉩니다. 그랜드 라인에 도전하는 자는 바로 이 일곱 가지 경로 가운데 하나를 따라 모험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리버스 마운틴에서 시작되는 일곱개의 자기

그렇다면 자기는 어떻게 기록하는가? 그랜드 라인用 나침반이라 할 수 있는 기록지침과 영구지침을 사용하면 자기의 기록이 가능해집니다. 두 지침의 차이는 컴퓨터 메모리인 RAM(휘발성 메모리)과 ROM(비휘발성 메모리)의 차이와 비슷하지요. 그럼 두 지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록지침(좌)와 영구지침(우)

1. 기록지침(Log Force)

기록지침을 그랜드 라인의 한 섬에 일정 시간 방치하면 그 섬과 다음 섬을 연결하는 자기가 저장됩니다. 그러면 기록지침의 바늘은 다음 섬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게 되고, 그 방향대로 항해하면 다음 섬에 도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다음 섬에 도착한 후 또 일정 시간을 머무르면 그 다음 섬을 연결하는 자기가 기록 지침에 덧씌워져 항해를 계속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덧씌워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섬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수 시간 내지 수 일 정도입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어서 리틀 가든에서는 자기가 덧씌워지는데 1년이나 걸리며, 하늘섬처럼 강력한 자기를 가진 섬을 만나면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자기가 덧씌워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2. 영구지침 (Ethernal Force)

영구지침은 그랜드 라인 내의 특정 섬에 대한 자기를 영구히 기록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그랜드 라인의 어느 지점에 있더라도 영구지침의 바늘은 항상 그 섬이 있는 방향을 가리킬 수 있지요. 기록지침으로는 한방향으로의 항해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랜드 라인 내의 섬들을 왕복하는 선박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임펠다운행 영구지침처럼 일반 상거래가 어려운 것들은 높은 가격에 암거래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밀짚모자 해적단은 영구지침을 두 번 사용했습니다. 첫번째는 리틀 가든에서 Mr.3의 것을 상디가 입수한 것으로 목적지는 알라바스타였습니다. 덕분에 자기가 덧씌워지는데 1년이나 걸리는 리틀 가든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었지요. 두번째는 하늘섬에서 떨어진 선박을 인양하던 마시라 해적단으로부터 로빈이 몰래 훔친 것으로 목적지는 자야였습니다. 나미의 로그포스에 하늘섬의 자기가 덧씌워져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로빈 덕분에 자야로 갈 수 있었고, 그 곳에서 고잉 메리호를 개조한 다음 녹 업 스트림을 타고 하늘섬으로 날아올랐죠.

그랜드 라인에서의 위험

해적들의 무덤으로 알려진 그랜드 라인! 도대체 어떤 위험이 있기에 보통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해적들까지 두려워하는 곳이 된걸까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봅시다.

1. 예측 불가능한 자연 환경

그랜드 라인은 예측할 수 없는 해류로 유명합니다. 배가 직진한다고 생각하고 있더라도 로그포스를 확인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하기 일쑤지요. 또한 자야 앞바다의 '녹 업 스트림'이나 샤봉디 제도 앞의 '꼬불꼬불 해류'와 같이 배를 날려버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해류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녹 업 스트림(좌)과 꼬불꼬불 해류(우)

날씨 또한 엄청나게 덥다가 갑자기 눈이 내리고, 태풍이 몰아치는 등 급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그랜드 라인의 각 섬마다 기후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랜드 라인의 섬들은 기상학적으로 봄섬, 여름섬, 가을섬, 겨울섬의 네 가지로 나뉩니다. 그리고 각각의 섬마다 대체로 사계절이 있지요. 따라서 그랜드 라인을 여행하다 보면 여름섬의 여름부터 겨울섬의 겨울까지 총 16가지 계절의 조합을 만나게 됩니다. 거기에 계절을 짐작하기 힘든 섬이나 미지의 섬까지 추가되지요. 날씨가 불안한 지역은 각 섬 사이에 존재하는 기후대의 경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급변하던 날씨가 안정되면 이것은 다음 섬이 가까워졌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지요.

2. 조용하지만 무시무시한 곳 캄 벨트

그랜드 라인은 캄 벨트라 불리는 해기(海氣)에 의해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곳은 바람도 불지 않고 해류도 전혀 흐르지 않는 곳이기에 바람을 받아 움직이는 범선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죠. 고잉 메리 호도 강한 바람에 떠밀려 캄 벨트로 진입했다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캄 벨트는 아래에서 설명할 해왕류의 소굴로도 유명합니다. 거대한 해왕류와 마주친 배는 해군의 대형 군함이라 할지라로 침몰할 운명이 될 수 밖에 없지요.

캄 벨트의 위치. 그랜드 라인을 위, 아래에서 감싸고 있습니다.

강풍 때문에 캄 벨트로 들어가버린 고잉 메리호. 어떻게 탈출했을까요?

3. 그랜드 라인에만 존재하는 대형 생물들

상식을 거부하는 바다 그랜드 라인! 이는 그랜드 라인에 사는 생물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바로 해왕류와 해수로 불리는 괴물들 때문이죠. 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해왕류와 해수의 크기를 초대형, 대형으로 구분했지만 사실 해왕류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해왕류

해수 

 외모

 양서류, 파충류와 비슷

상반신은 포유류, 하반신은 물고기 

 크기

 초대형

 대형

 분포

 캄 벨트에 집중

 그랜드 라인 전반


해왕류와 마주친 고잉 메리호. 얼룩 무늬 해왕류의 콧등에 붙어 있지요.

그랜드 라인의 해수들.
(좌) 고사 마을을 쑥밭으로 만들었던 모옴. 어인 아론이 그랜드 라인에서 데리고 왔습니다.
(중) 바다고양이(우미 네코). 알라바스타에서 신성시되는 해수입니다.
(우) 레드 라인에서 나타난 해수. 뱃속에 케이미와 파파구가 들어있었지요.

이처럼 그랜드 라인은 항해 그 자체가 매우 위험한 바다이다 보니 섬 사이의 왕래가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각 섬은 독자적인 문명을 유지하고 있지요. 발달된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섬이 있는가 하면 '리틀 가든'처럼 태고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섬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왕래하기엔 힘든 지역이지만 모험을 즐기는 밀짚모자 루피에게는 매우 즐거운 곳이겠죠?

왜 해적은 그랜드 라인으로 모이는가?

해적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대비보 원피스가 그랜드 라인의 마지막 섬 '라프텔'에 있을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입니다. 원피스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작가 오다 에이치로의 인터뷰에 따르면 작품 구상 단계에서 이미 원피스가 무엇인지를 정해두었고 하지만 밝히지는 않았지요.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볼 때 '이제까지 그랜드 라인에서 수많은 모험을 겪으면서 이룬 각자의 꿈(루피의 해적왕, 조로의 세계 최강 검사, 나미의 세계 지도, 우솝의 바다의 사나이, 상디의 올 블루)이 바로 보물이다'라는 것은 절대 아닐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무엇일지 더더욱 궁금해지지요.

그랜드 라인의 마지막 섬 라프텔

이야기가 잠시 새버렸네요. 아무튼 이름 있는 해적이라면 반드시 원피스를 차지해서 해적왕이 되겠다는 야망을 가지게 되기에 이들이 원피스가 있는 그랜드 라인으로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라프텔로 가려면 다른 해적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에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모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원피스를 찾아낸다면 그 시점에서 이미 해적의 최강자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원피스는 최강자의 왕관이 되어줄 존재구요. 바로 '원피스=해적왕'인 셈이지요.